인터넷 게임업계의 신데렐라’ 이수영 이젠엔터테인먼트 사장(전 웹젠 대표)의 재기 행보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 사장이 2년여를 절치부심한 끝에 내놓은 ‘우주닷컴’의 배팅서비스가 불협화음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판타지 로또’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프로게이머들의 스타크래프트 경기 승패를 놓고 게이머들이 배팅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 그러나 한국e스포츠협회가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안티’를 걸면서 양측이 현재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e스포츠협회의 이같은 행보에는 협회의 의견을 거치지 않은 일종의 ‘괴씸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000년 온라인 게임 ‘뮤’를 선보이면서 업계의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당시 이 사장은 이 게임 하나로 인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경영진과의 갈등, 주주들과의 분쟁으로 대표이사직을 물러났다. ‘선영아 사랑해’로 유명한 마이클럽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대주주와의 마찰로 몇 달만에 사장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사장이 ‘게임업계의 신데렐라’에서 ‘비운의 신데렐라’로 업계에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이 사장이 오랜 기간 준비 끝에 내놓은 것이 ‘노는 포털’로 불리는 ‘우주닷컴’이다. 우주닷컴은 e스포츠와 프로스포츠를 주력으로 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포털이다. 특히 스타크래프트 경기에 배팅할 수 있는 ‘판타지 로또’ 서비스는 게이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코스닥 상장 업체인 ‘아이콜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수영 효과’는 대단했다. 이 사장이 대표를 맡으면서 주가가 연일 상종가를 기록했다. 이 사장이 2년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게임 ‘건틀렛 온라인’이 나온 지난 5월 중순에는 주가가 2배 가까이 뛰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이 사장과 e스포츠협회의 갈등은 업계의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물론 이 사장측은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그동안 “왜 e스포츠협회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미 MBC게임과 제휴를 했기 때문에 현재 서비스 중인 배팅 시스템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e스포츠협회측의 의견은 단호하다. e스포츠와 관련한 서비스를 협회와 한마디 상의 없이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협회와 상의 없이 e스포츠에 배팅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반박했다. 협회에서는 특히 이같은 배팅 서비스가 사행심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때문에 각 구단과의 협의를 통해 법적 절차를 밟아서라도 사이트 운영을 중지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양측의 이같은 충돌이 3년여만에 재기한 이 사장의 행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수영 사장측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눈치다. 일부의 문제가 자칫 e스포츠 업계의 ‘밥그릇 싸움’식으로 외부에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관련 제도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현재 협회와 관련 서비스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행성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배팅을 통해 사이버머니를 배당받았다 해도 현금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행심을 부추길 염려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판타지 배팅’ 서비스는 주요 수익모델이라기보다는 서비스의 일부일 뿐”이라면서 “서비스에 관한 내용을 협회와 조율 중인 만큼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e스포츠협회측도 현재는 예전의 강경 일변도에서 조금 누그러진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이수영 사장측과 서비스 문제를 놓고 조율 중”이라면서 “협의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만큼 오해가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다른 의견을 제기한다. 업계에 따르면 e스포츠협회는 최근 회장사의 교체로 인해 내부적으로 조직 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사장의 문제를 논의할만큼 여유롭지가 못하다. 때문에 양측의 분쟁은 얼마든지 불거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e스포츠협회측은 “얼마 전 협회 회장사가 바뀌면서 내부적으로 우주닷컴 문제를 논의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양측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해 일각의 우려를 불식했다. “나는 이기는 게임만 한다.” 이수영 사장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다. 최근 재기 행보에 나선 이수영 사장이 자신의 말대로 다시 한번 ‘벤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화제의 이수영 사장 결혼스토리 - 장애와 편견 뛰어넘은 ‘휴먼스토리’

이수영 사장은 지난해 9월 중증 장애를 극복하고 미국 뉴욕시 강력부의 최연소 부장검사가 된 정범진(39·미국명 알렉스 정)씨와 결혼했다. 프로포즈는 이 사장이 먼저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웹젠 사장 시절 TV토크쇼에 출연한 정 검사에 호감을 느낀 나머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검사가 ‘이상형’이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정 검사가 지인을 통해 연락을 해와 서로 교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데이트를 통해 서로간의 신뢰를 쌓았고, 결국은 지난해 9월 웨딩마치를 올렸다. 장애와 편견을 뛰어넘은 두 사람의 결혼은 당시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이젠측은 이 사장의 최근 결혼생활에 대해 언급을 꺼리고 있다. 두 사람은 지금도 번갈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신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