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억원 예치된 적 없다.

‘먹튀’논란은 NAB서울지점이 법원 판결을 받은 직후부터 시작됐다. 배상금 판결을 받은 NAB서울지점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공탁금 53억원을 낸 뒤 소리 없이 철수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NAB서울지점은 지난 2월 부동산중개업체 S사의 실질적 소유주인 이씨가 제기한 565억원의 예치금반환 및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서울중앙지원 민사합의12부로부터 ‘41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NAB는 재판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NAB의 한 관계자는 “515억원 중 회사에 입금된 돈은 소액에 불과하다”며 “최씨 혼자 모든 자금을 횡령했는데, 그 책임을 회사에서 지라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515억원을 횡령한 자금부 최 차장은 피해자인 이씨와 함께 재벌가 사교클럽 ‘베스트’의 일원이며 사교모임의 총무를 맡았다”며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맡겼던 돈을 개인이 횡령한 것인데, 회사가 연루돼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NAB서울지검은 1심 판결에 항소하면서 강제집행 정지 신청을 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는 공탁금 53억여 원을 내는 조건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NAB서울지점 조용히(?) 철수

문제는 NAB서울지점이 현재 ‘철수’를 진행 중에 있다는 사실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NAB서울지점은 이미 직원들에게 철수 계획 및 일정 등을 구두 통보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NAB서울지점의 한 관계자는 “철수 계획은 이미 지난 4~5월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직원 위로금 문제 등 철수계획이 본사와 아직 협의 단계에 있어 금감원에 업무협의 요청만 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NAB로부터 410억원의 배상금을 받아야할 이씨는 단 한 푼의 배상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NAB서울지점이 배상판결을 받은 직후 철수준비를 시작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배상금을 떼먹기 위해 서울지점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NAB서울지점은 이에 대해 “말도 안된다”는 반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1심 판결이 확정되기는 했지만, 항소중이기 때문에 배상금 지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법원의 판결이 1심처럼 배상금으로 확정된다면 당연히 배상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NAB서울지점의 철수속도가 상당해 이 같은 의혹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채무 관계부터 해결하라

NAB의 먹튀논란이 가열되자 금융감독원도 해명에 나섰다. 금감원 은행감독국이 지난 8일 NAB서울지점 철수에 대해 “채무·채권 관계가 해소되지 않으면 철수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발표한 것이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NAB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서울지점 철수에 관해 업무협의를 요청해왔다”면서도 “협의 요청일 뿐, 공식적인 문의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라 말하기에 곤란하다”고 말했다.하지만 이 관계자는 “통상 외국은행의 국내지점 폐쇄 절차 및 허가는 신청 접수 후 3~5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이마저도 채권·채무 관계가 정리된 상태에서 가능하다”며 “NAB서울지점도 현재 갖고 있는 채무·채권 관계가 청산돼야 철수 허가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NAB서울지점은 그러나 늦어도 올해 안으로 철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업계관계자들은 “NAB서울지점이 항소심 판결 이전에 철수를 완료할 경우 이씨가 배상금을 받을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내쇼날호주은행(NAB) 서울지점 문닫는 이유?

철수하려면 채무관계부터 청산해~내쇼날호주은행(NAB) 서울지점이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직후, 지점 폐쇄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돼 ‘먹튀’논란이 일고 있다. 41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갚지 않은 채 지난 3월부터 철수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NAB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410억원의 배상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NAB는 배상금액을 물어주지 않고 이에 대해 항소를 한 상태. 법원이 이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자, 강제집행정지가처분신청을 내 53억원의 공탁금을 낸 상태다. 그러나 정작 NAB로부터 배상금을 받아야할 부동산 중개업체 S사와 이회사의 소유주인 이모씨는 NAB로부터 아직까지 한 푼의 배상금도 받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NAB의 이번 철수가 배상금을 회피하기 위한 철수가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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