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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권가림 기자] 신임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최 회장의 공식 임기는 2021년 4월말까지 3년이다.

최 회장은 취임 전부터 ‘문재인 케어’를 강력히 반대해 왔다. 지난 2일 오전 대한의사협회 용산 임시회관에서 가진 취임식을 가진 최 회장은 “지금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의료계의 위기 상황이다. 비상시국이다. 마치 전시와도 같다”며 “그래서 이번 집행부는 비상(非常)-전시(戰時)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의 발언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선전포고다. 하지만 정부도 ‘문재인 케어’ 실행을 늦출 뜻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대한의사협회를 제쳐둔 채 의료계와 직접 대화를 시도하고 나서 ‘의협 패싱’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일요서울은 ‘문재인 케어’ 저지에 나선 최대집 회장과 4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가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들어 보자.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우리나라 의료체계, 붕괴 직전의 열악한 실정"

Q. 대한의사협회 회장 취임 소감은.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외형적으로는 훌륭한 제도인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붕괴 직전의 열악한 실정이다. 최선의 치료보다는 비용효과적인 관점에서 제한된 치료를 하도록 강제화 되어있어, 의사의 진료권, 국민의 선택권 및 건강권이 상당히 제한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전부터 회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가 문제가 너무 많다는 것을 체감했고 이와 같은 열악한 의료환경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이를 개혁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13만 의사회원의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했고, 조직적이며 체계적으로 문재인 케어 철폐는 물론 불합리한 의료규제를 개혁할 수 있다는 믿음은 더욱 강해졌다.
13만 의사회원의 요구에 반드시 부합할 수 있도록 잘못된 의료체계를 개혁해 모든 의사들이 최선을 진료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취임 직후 문재인 케어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의 보장성 강화 정책과 고령화에 따른 노인의료비 급증 등으로 건강보험의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재정건전화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현실에서, 메르스 사태와 같은 긴급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건강보험의 준비금을 활용해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케어다.
그동안 국가에서 건강보험에 지원해야 할 법적 책임이 있는 국고 지원 금액(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 5조원 이상)조차 지원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문재인 케어를 위해 매년 5,000억 정도의 추가 재원을 지원하는 재정 확충 방안이 과연 실현 가능한지 의문이다.
더욱이 비급여의 급여 전환은 의료 이용의 오·남용과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심화 등의 부작용으로 재정 지출이 급증할 개연성이 높은 반면,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 구조의 문제로 보험재정 확충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수지균형의 원칙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이 마땅하다.
명확한 재원의 확충 방안과 급격한 재정 지출 증가에 대한 합리적 대책 없는 문재인 케어는 국민의 선택권과 의사의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고, 건강보험 재정 파탄이라는 재앙을 불러 올 수 있어 반대하는 것이다.

Q. 문재인 케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국민들과 다르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보장성 강화와 함께 의료비 부담이 줄어 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국민의 부담을 줄이려는 것에 반대할 의사는 없을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이 무한하다면 국민의 부담이 전혀 없는 무상의료라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이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고지원에 의존하는 수입 구조에서 과연 문재인 케어에 따른 급격한 재정 지출을 건강보험 재정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재정 지출 급증에 따른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즉, 보장성 강화에 소요되는 재원의 90%까지 국민이 부담하는 무늬만 급여인 예비급여를 수단으로 활용하다 보니, 당장 국민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
보험료 납부와 예비급여로 보장성 강화에 소요되는 재원을 부담하면서도 정작 필요로 하거나 바라는 치료 방법 등에 대한 선택권이 제한되고, 보장성 강화로 인한 재정 지출 급증이나 재정 파탄의 책임까지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문재인 케어의 민낯을 투찰하면 국민의 부담은 오히려 증가하는 것이다.

Q. 의료계가 생각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향은.

건강보험제도는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나 정부가 지원하는 국고 지원 금액, 즉, 보험재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은 상식이다.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꼭 필요한 필수항목을 우선적으로 보장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원칙 등을 의료계와 논의하고 합의해 점진적으로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Q. ‘비급여의 전체 급여화 반대’ ‘예비급여제도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는 미용·성형이나, 검진 목적 등에 대해서는 비급여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필수항목에 대해서는 당연히 급여를 해야 한다. 다만, ‘예비급여’라는 무늬만 급여인 제도를 통해서 비급여 항목을 없애고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는 발상은 정말 위험하다.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 하에서 무조건 비급여 항목을 줄이기 위해 비용대비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비급여를 예비급여라는 항목으로 편입시키게 되면 폭발적인 수요 증가 및 의료남용 등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늘어나는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가격(수가)을 인하하거나, 심사를 강화하여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즉,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나 무늬만 급여인 예비급여제도를 통한 임기응변식 보장성 강화가 아니라, 의료계와의 협의를 통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후 보험재정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

"저부담·저급여·저수가로 시작된 왜곡된 의료제도 정상화 돼야"

Q. 의료계의 문재인케어 반대 입장에 대해 일각에서 ‘환자 건강을 볼모로 한 직능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있다.

우리나라는 민간의료기관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의료기관 운영의 모든 책임도 의사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40년간 원가 미만의 저수가 기조를 유지하여 많은 병·의원들은 적자 운영을 막기 위해 많은 환자를 보거나 비급여 진료를 통해 급여 진료에서 손해나는 부분을 보충해 나갈 수밖에 없었음에도, 그간 의료계의 노력과 희생을 외면하는 문재인 케어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의료계는 저부담·저급여·저수가로 시작된 왜곡된 의료제도가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환자와 의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진료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건강보험재정 파탄과 의료제도 붕괴 등의 피해는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재정대책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는 문재인 케어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

<뉴시스>
Q. 지속적으로 총파업을 얘기하고 있다. 정말 파업을 할 건가. 파업을 한다면 시기는 언제쯤이 될까. 정부와 협상에 진척은 없나.

총파업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이는 더 이상의 투쟁의 수단이 없을 때 사용하는 최후의 방법인 만큼 그 이전에 다양한 루트를 통해 대화를 이어갈 것이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로 의료계는 의료기관의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에 휩싸여 있고, 국민들께서도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아 후세대에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료공급자인 의사와 의료수요자인 국민이 만족할 수 있도록 문재인 케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 만큼 이를 위해 정부, 여당과 대화로 접점을 모색해볼 것이다.
2018년 3월 초 경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협상단 사퇴 이후 정부와의 협의는 없었으며, 정부 등과의 대화 시점은 내부 논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Q.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부터 무릎 꿇고 사과를 받은 복지부 공공의료정책과장의 파면 요구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잘못은 사실인데.

일을 하다 보면 잘못은 할 수 있으며, 그 잘못에 대해 합당한 책임을 지고 추후에는 잘못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이 일의 경우 대응 과정에서 비상식적인 처사가 발생해 의료계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일로 의료계가 더욱 분노하는 것은 현지조사 등으로 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등 정부의 강압적인 대응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대한민국은 모 기업의 갑질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에서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처사는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되고 용납할 수 없다.

Q. 의사 파업에 대해 국민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

의사 파업에 대해 국민의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은 국민들이 왜 의사들이 파업까지 고려하는지에 대한 논리와 이유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계가 문재인 케어에 대한 문제점 및 반대 논리를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국민들이 의료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의사들이 파업을 고려하는 것에 대해서도 수긍하는 측면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계가 다양한 홍보 채널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서 의료계와 국민이 같은 입장에서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고 올바른 의료체계를 확립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회장직으로 있는 3년 동안 공식적으로 정치적 발언 하지 않을 것"

Q. 최 회장의 정치 성향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수차례 언론을 통해 밝힌바와 같이 의협 회장직으로 있는 3년 동안은 공식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전에 전국의사총연합, 의료혁신투쟁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불합리한 의료정책 등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등 올바른 의료제도 정착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이런 의료개혁을 위한 활동은 정치적 성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특히 문재인 케어는 2000년 의약분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의료계의 위기 상황으로 13만 의사 회원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라면 13만 의사회원들이 저를 대한의사협회장으로 선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재인 케어에 대한 강력한 반대 투쟁의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Q. 문재인 케어 외 또 다른 의료계 현안이 있다면.

현재 의료계는 문재인 케어가 의료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의료정책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근본을 통째로 바꾸어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곪아 있는 실정이다.
의료계는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속에서 의료인 직업수행 자유의 제한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불합리한 급여기준, 공개되지 않는 진료심사기준으로 극심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또한 건강보험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저부담, 저수가, 저급여라는 3저가 지금까지도 유지된 채, 의사들의 희생을 강제하고 있다. 올바른 의료제도 확립을 위해서는 건강보험재정의 정상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로 말미암아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돼 동네의원이 경영난을 겪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폐업을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2015년에 발생한 메르스 사태부터 최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은 의료사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통한 의료개혁을 하지 않고, 위기모면을 위한 미봉책에만 그치기 때문에 의료의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다.
이제는 문재인 케어 저지를 비롯한 의료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해야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해 국민의 건강권을 더욱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Q. 향후 계획은.

오는 5월 20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해 문재인 케어의 구체적인 문제점을 전 국민에게 알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문재인 케어의 실상을 밝힘으로써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 반드시 문재인 케어를 저지할 것이다.
국민건강을 위한 안전한 의료, 제대로 된 치료환경 조성을 위해 근본적으로 국민건강보험제도를 바꾸는 ‘더 뉴 건강보험(The New NHI)’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진지하게 논의해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앞서 언급한 건강보험재정 정상화, 불합리한 의료전달체계 및 급여기준의 합리적 개선 등 의료개혁을 통해 안정적인 진료환경 속에서 의학적 원칙에 따라 최선의 진료를 다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구하는, 그런 의료제도가 항구적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권가림 기자  kwon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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