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원에서 남편과 함께 검사란 검사는 다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대요. 시험관도 해보고 안 해본 게 없는데도 임신이 안 돼요. 왜 하늘은 저희 부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걸까요.”

올해로 불혹을 맞은 결혼 3년 차 박모씨는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 불임 환자이다. 만혼(晩婚)이 유행이 되는 요즘 임신연령이 높아지고 있어 박 씨처럼 임신이 되지 않는 여성들이 늘어가고 있다. 또한 임신연령 뿐 아니라 서구화된 식습관, 다낭성난소증후군, 비만,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난소기능저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불임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불임부부는 통계 140만 쌍 이상이라고 했는데, 아마도 지금은 그 이상일 것이다.

불임이란 정상적인 부부가 약 1년간 피임을 하지 않고 부부관계를 했을 때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 중 과거에 임신이 한 번도 되지 않은 상태인 경우를 원발성 불임, 임신 경험이 있는 경우를 속발성 불임으로 분류한다. 또한 임신이 되어도 계속해서 3번 이상 유산이 되어 결국 출산이 되지 못하는 경우를 한방에서는 ‘활태(滑胎)’ 혹은 ‘습관성 유산’ 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넓은 의미에서의 불임이라고 볼 수 있다.

임신이 되려면 남성의 정상적인 운동성이 있는 정상적인 수의 정자가 필요하고 여성의 배란주기를 위한 시상하부와 난소기능, 난관의 구조와 착상이 올바르게 되기 위한 자궁내막의 상태 등 관련된 모든 것이 정상이어야만 한다. 그렇기에 불임의 원인은 수없이 많고 그 치료 또한 수만 가지다. 참고로 여성의 경우 일반적으로 배란과 관련된 난소 문제가 35~40%, 나팔관과 복막의 문제가 35~40%, 자궁 10%, 자궁 경부 5%, 그 밖의 질·면역·내분비 이상·유전자 이상이 5%를 차지한다.

먼저 큰 문제를 차지하는 난소의 문제는 호르몬과 영향이 깊다. 난소의 기능이 떨어진다면 난소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분비가 되지 않게 된다. 이 에스트로겐은 배란을 유도하는 황체형성호르몬(LH)를 촉진하게 하는데 난소기능 저하로 에스트로겐 분비가 저하되니 배란 유도물질인 황체형성호르몬 또한 배란이 되기에 충분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무배란 상태가 된다. 흔히 알려져 있는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이 배란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난소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불임의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나팔관 및 자궁의 이상이다. 나팔관이란 난소와 자궁을 연결하는 긴 관으로 난자, 정자가 만나 수정이 되며 다시 자궁으로 수정란을 이동시키는 기관이다. 정상적인 임신을 위해서라면 나팔관이 막힘이 없고 수송이 잘 되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이유로 나팔관이 막히거나 염증이 생겨 수송에 장애가 생긴다면, 수정이 되지 않거나 수정이 되어도 착상에 도달하지 못한다. 또한 자궁에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자궁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착상이 이루어질 수가 없고 착상하더라도 태아가 잘 자라지 못하고 유산된다. 기후와 토양이 나쁘면 아무리 좋은 씨를 뿌려도 나무가 자라지 않는 것과 같다.

불임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은 굉장히 많지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은 배란 불량일 경우 ‘인공수정’, 나팔관이 막히면 ‘시험관 아기’ 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검사 상 난소정상이고 나팔관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또한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

그 치료법을 한방불임치료에서 찾을 수 있다. 여러 양방학적 검사에서 정상이라고 해도 한의학적으로 진단해 보면 임신이 되지 않는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나이, 자궁과 난소의 기질적 또는 기능적 문제와 함께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임신이 되지 않는 원인을 진단하고 그에 맞춰 침과 한약 치료를 진행하면 난자의 질이 좋아지고 자궁 내착상환경이 개선된다.

불임의 한방치료의 기본은 진맥(脈)을 보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어의가 명주실로 황후의 맥을 짚어 임신을 알아내는 장면을 누구나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실제론 그 정도까지는 아니나 임신 맥이라고 하는 것은 신(腎)의 맥으로 이 신(腎)의 맥이 허하고 약하다면 임신이 될 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기경팔맥 중 자궁과 월경을 주관하는 충임맥(衝任脈)의 상태를 맥과 복진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불임환자의 경우 대부분 신(腎)의 신양과 신음이 고갈되고 충임맥(衝任脈)이 허하여 임신을 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떨어진 상태가 대부분이고 자궁의 어혈 및 담음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쉽게 설명하면 아이를 임신하려면 아기가 자라는 집이 따뜻해야 하는데 아궁이에 붙일 불도 없고(신양부족) 땔감도 떨어져 아무리 불을 붙인다 해도 타오를 수 없는 상태(신음부족), 게다가 벽에 틈이 생겨 온기가 방 안으로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고 밖으로 새는 상태(어혈 및 담음으로 순환장애)다. 불임의 한약치료는 진단 결과에 따라 신양을 보하는 ‘팔미지황탕가미’, 신음을 보하는 ‘육미지황탕가미’, 어혈과 담음을 제거하는 ‘계지복령탕’, ‘소복축어탕’ 등을 사용해 치료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한방치료만으로도 임신이 가능한 건강한 몸이 만들어지게 되어 임신 성공률이 높아질 수 있다. 혹은 기질적으로 문제가 있어 자연임신이 불가능한 경우라도 시험관 시술 전 한약과 침구치료로 난자와 배아의 질을 높이고 자궁내막의 수용성이 좋아지게 하면 시험관 시술의 성공률을 높여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데 도움이 된다. 불임으로 좌절하는 여성들에게 한방 불임치료는 적절한 해결법을 제시할 수 있다.

정리=김정아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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