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서울, 무조건 강남은 옛말’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부동산 투자 지형도가 변하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부동산 투자는 무조건 서울, 무조건 강남이라는 이야기도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올해 들어 전국 지역별 땅값 상승세와 집값 변화폭을 살펴봐도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토지 개발 수요가 있는 지역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어 주목된다.

전국 땅값 세종-부산-서울 순 상승세 보여
전국 집값 매매값은 상승, 전·월세가 하락세


올해 1분기 전국 땅값 상승폭이 세종, 부산, 서울순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땅값은 평균 0.99% 올라 전분기(0.93%) 대비 0.06%p 증가했다. 전년 동기(0.74%)와 비교했을 때 0.25%p 높은 수치다.

17개 시·도 땅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세종, 부산, 서울, 제주, 대구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1.28%)은 전국 평균 대비 약간 높은 수준이며, 경기(0.83%), 인천(0.65%) 지역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지방(0.93%) 가운데서는 세종(1.56%)이 최고 상승률을 보였으며 부산, 제주, 대구 등 4개 시·도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지방의 지가상승을 주도했던 이들 4개 시도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점차 증가세가 둔화되는 추세라는 분석도 있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동작구(2.25%), 용산구(2.24%), 마포구(2%), 부산 해운대구(2.03%), 수영구(1.96%)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울산 동구(-0.61%), 전북 군산(-0.25%), 경북 포항 북구(-0.19%), 충남 서천군(0.2%)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세종시는 4생활권 및 6생활권 개발 진척 기대감과 행복도시 인근 토지 개발수요로 땅값이 상승했다”며 “부산 해운대구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및 엘시티 등 개발호재와 상업용부동산 투자수요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서울 동작구 지가 상승은 노량진 및 흑석뉴타운 재개발사업 진척과 서리풀터널 개통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며 “용산구는 한남뉴타운 등 사업 진척과 민족공원사업, 국제업무지구 재추진 등이 지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용도지역별로 보면 주거(1.15%), 상업(0.93%), 계획관리(0.92%), 녹지(0.79%), 농림(0.74%), 생산관리(0.72%) 순으로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용 상황별로는 주거용(1.09%), 상업용(1.04%), 임야(0.59%), 공장용지(0.57%) 등으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1분기 토지(건축물 부속토지 포함) 거래량은 총 87만 필지(541.0㎢, 서울 면적의 약 0.9배)다. 지난해 4분기 대비 5.0%(4만1377 필지)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21.6%(15만4671 필지) 증가했다.

주택 공급계약, 오피스텔 등 분양권 실거래신고 의무화(2017년 1월)로 전년 동기 대비 분양권 거래는 큰 폭으로 증가했고, 매매 거래 등은 소폭 증가세를 나타냈다. 순수토지 거래량은 총 28만1000 필지(498.2㎢)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시도별 토지 거래량은 광주(51%), 경기(44.6%), 인천(42.3%), 서울(38%) 등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반면, 제주(-19.2%) 등은 감소했다. 순수토지 거래량은 세종(41.8%), 서울(12.7%), 인천(7.8%) 등 순으로 증가, 대구(-28.4%), 부산(-25.9%) 등은 감소했다.

집값 상승폭 역시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이 2018년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달 대비(3월 12일 대비 4월 9일 기준) 매매가격은 0.06% 상승, 전월세통합은 0.15% 하락, 전세가격은 0.19% 하락, 월세가격은 0.10% 하락으로 나타났다.

지방은 지역경기 침체 및 공급증가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하락세 지속되고, 수도권은 대규모 신규입주예정물량(2분기 전년동기 45.1% 증가한 약 5.4만 세대)으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은 “특히 서울은 가격 선도지역이었던 강남4구가 급등 피로감 및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재건축 규제 및 양도세 중과 시행(4월 1일) 등 정책 효과로 3개월 연속 상승폭이 크게 축소되며 전국 상승폭은 지난달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강남4구 변동률(%)은 1월 2.17, 2월1.90, 3월 0.73, 4월0.20이다.

전세의 경우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증가한 입주 물량과 더불어 정부의 임대사업 등록 활성화 방안이 효과를 나타내며 전세시장 안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방의 경우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거나 교통 등 입지 여건이 양호한 지역은 국지적으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대부분 지역에서 지역 기반산업 침체와 신규 공급 누적 등으로 하락하고, 서울도 인근 신도시 입주물량 증가와 재건축 이주시기 조정 등에 따른 수요의 시기적·지역적 분산으로 하락하며 전국적으로 지난달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전국 월세는 출퇴근 수요가 꾸준하거나 전세물량이 부족한 지역은 국지적으로 소폭 상승하였으나,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매물 증가 및 전세시장 안정으로 월세 수요 감소하며 광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하락했다.

유형별로는 월세·준월세·준전세 모두 하락세 심화되며 전국적으로 지난달 대비 하락폭 확대된 흐름을 보였다. 월세 유형별 상승폭은 월세 0.06% 하락, 준월세 0.08% 하락, 준전세 0.14% 하락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향후 주택 시장 전망에 대해 한국감정원은 “전국 상승폭이 2개월 연속 축소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4월 1일)을 기점으로 매수심리 크게 위축됐다”며 “2018년까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규모의 입주가 예정되어 있는 데다 전세가 하락에 따라 매매시장 이탈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금리 등 기타 여건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세시장은 “예정된 대규모 입주가 없는 지역 중 역세권, 도심 인근, 우수 학군 등 양호한 거주 여건으로 임차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거나 정비사업 진척에 따라 일시적으로 이주수요 있는 지역 등은 임대인 우위로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매매가격 안정세, 축적/예정된 대규모 입주물량에 따른 전세매물 적체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월세시장에 대해선 “신규입주 등 전세 공급 증가에 따라 풍부해진 전세매물과 전통적인 임차인의 전세 선호에 의해 기존 월세의 전세전환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월세 비중 역시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는 등 월세가격 하락은 물론 하락폭 또한 확대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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