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대화‧‘드루킹’ 블랙홀 속 ‘고군분투’

<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6‧13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통상 이쯤 되면 정치 뉴스가 선거 이슈로 도배될 시점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사상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해 있고, 국회는 ‘드루킹’으로 마비 상태에 빠진 탓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초대형 이슈 앞에 지방선거가 묻히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가뜩이나 유권자 눈에 띄어야 하는 군소정당 후보들은 남모를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다만 악조건에서도 소속 당과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일요서울은 지방선거에 나서는 소수정당의 후보들을 조명해봤다.

정의당 서울 김종민‧경기 이홍우 등 8개 광역단체장 확정 ‘최다’
평화당 전남 민영삼‧전북 임정엽 ‘호남 올인’…애국당 서울‧경북 주력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중당, 애국당 등 군소정당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후보자들을 선보이며 존재감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의석 수 6석의 정의당은 지난 9일 기준 군소정당들 중 가장 많은 후보자를 확정했다. 서울시장에 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종민 후보 등 8명의 광역단체장 후보자를 확정했다.
 
14석의 평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 기반인 호남에 전력을 쏟을 태세다. 3곳의 광역단체장 후보 중 광주시장을 제외한 2곳의 후보를 최근 확정했다. 민중당(1석)도 호남 지역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후보 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주장하는 대한애국당(1석)에선 서울시장과 경북지사 후보를 확정해 유권자에게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갑질 OUT’ 김종민‧김진숙
인지연 “좌파 천국됐다”

 
수도권은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만큼 군소정당에서도 적극적으로 후보자들을 앞세우고 있다. 정의당의 경우 김종민 후보의 일정을 매일 당 지도부 일정과 함께 공지하며 존재감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김 후보는 최근 갑질 파문과 밀수 및 탈세 의혹 등 파문을 일으킨 대한항공 회장 일가의 갑질 행태를 적극 고발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부터 1박 2일간 조양호 회장 자택 앞에서 조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김종민의 을아차차’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김 후보는 ‘또 다른 서울은 가능하다. 정의당의 또 다른 서울플랜’을 내걸고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됐다. 현재 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정의당 대변인, 심상정 대선후보 서울선대위원장, 서울시 희망시정운영위원을 지냈다.
 
민중당에선 민주노총 출신의 김진숙 후보가 지난 3월 말 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김 후보도 재벌 갑질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는 ‘재벌 갑질 OUT’ 공약을 발표하면서 “30대 재벌, 5대 재벌 등 극소수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며 “재벌을 개혁해야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여성위원장 출신인 김 후보는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과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박 전 대통령 무죄 석방을 주장하는 애국당에선 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인지연 후보가 나선 상황이다. 인 후보는 2011년 이후 서울은 “좌파 천국이 됐다”며 서울을 ‘탈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 지역의 경우 정의당에선 ‘심상정 정치적 동지’ 이홍우 노동복지나눔센터 이사장이 경기지사 후보로 나섰다. 심 의원은 지난달 초 이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후보는 저와 30년 동안 노동운동과 진보정치를 함께 해 온 정치적 동반자”라며 “작은 대한민국으로 상징되는 경기도에 가장 필요한, 소박하지만 내공 있고 서민들을 사랑하며 낮은 도지사로 국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적임자”라고 말했다.
 
민중당에서도 경기지사 후보를 냈다. 당 화성시당 위원장인 홍성규 후보다. 화성 출신인 그는 화성시 자원봉사센터 이사, 통합진보당 대변인,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등을 지냈다. 한편, 인천 지역에선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女후보’ 부산 박주미
‘태극기’ 경북 유재희도

 
호남 지역은 진보 진영의 텃밭인 만큼 진보 성향의 소수정당들이 앞 다퉈 후보들을 확정하고 있다. 평화당의 경우 최근 전남 지사 후보로 ‘종편 논객’으로 유명한 민영삼 당 최고위원을 공천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정동영 의원 등이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 후보는 종편 논객으로 활동할 당시 보수 성향 논객으로서 진보 진영 인사들을 원색 비난하는 발언을 한 바 있어 그의 공천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기도 했다.
 
전북 지사의 경우 평화당에선 임정엽 전 완주군수가 최근 공천을 받았다. 임 후보는 전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북도의원과 전북도지사 비서실장,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 완주군수(재선) 등을 지냈으며, 현재 평화당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위원장을 역임 중이다. 이에 맞서는 군소정당 후보로는 권태홍 정의당 전북도당 위원장이 있다. 권 후보는 정의당 1,2기 사무총장과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사무처장을 지냈다.
 
광주시장 후보로는 정의당에선 나경채 전 정의당 공동대표가 확정됐다. 당 광주시당 대변인이자 제6대 관악구의회 의원 출신인 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광주시장 후보인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그는 정의당 광주시장 후보로 확정된 후 “이용섭 후보의 핵심 공약인 경제자유구역에 대해서 철저히 해부하고 비판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당은 10일 현재까지 광주시장 후보를 확정하지 못했다. 후보자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장 후보로 정의당의 박주미 전 부산시의원이 돋보인다. 박 후보는 군소정당뿐 아니라 모든 정당을 포함해 몇 안 되는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다. 그는 돌봄센터 이사와 부산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애국당은 서울에 이어 전통 보수 텃밭인 경북에서도 후보를 냈다. 유재희 애국당 경북지사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단체 천만인무죄석방본부 경북지부회 소속으로 ‘태극기’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대구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남북 이슈와 관련 “북방 정책, 국방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정신무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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