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북한이 유럽 국가들에 진 빚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북한이 스위스에 진 빚은 모두 2억900만 스위스프랑(2억900만 달러, 약 2230억 원)에 이른다. 2016년 12월 기준 2억500만 달러에서 1년 만에 400만 달러가 늘어났다.
 
VOA가 스위스 수출신용기관(SERV)의 연례보고서를 확인해본 결과, 2억135만 달러를 기록했던 2015년 12월과 비교하면 2년 사이에 765만 달러가 증가했다.
 
북한의 총 부채 규모는 수십 년 전 발생한 부채 원금에 이자가 계속 쌓이면서 총액이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앞서 이사벨 헤르코머 스위스 경제부 대변인은 VOA에 북한과 채무조정 협정을 맺고 채무 변제를 유예한 상황이라면서도 부채를 탕감해주거나 줄여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공개된 스웨덴 무역보험기관(EKN)의 2017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채무는 2016년 12월 현재 2억7410만 스웨덴 크로나(3억18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약 100만 달러 늘어났다.
 
스웨덴은 대다수의 국가들은 채무를 상환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시리아, 베네수엘라, 짐바브웨를 돈을 갚지 않고 있는 나라로 꼽았다. 스웨덴이 다른 국가로부터 회수해야 하는 5억7000만 스웨덴 크로나 가운데 북한의 부채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7.5%를 차지하는데 이는 45.4%를 기록한 2016년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이다.
 
오스트리아 역시 40년 넘게 북한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수출신용과 무역보험을 담당하는 오스트리아 통제은행(OeKB)의 2017년 연례 수출보고서에 따르면 그 해 북한의 부채는 1억4550만 유로(1억7000만 달러) 상당이다. 이는 지난 2016년 수치에서 변화가 없는 것이지만 오스트리아 재무부 대변인실은 이 보고서에는 이자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의 전체 대외 부채 중 북한이 차지하는 부분은 2016년 18%에서 2017년 19%로 늘어났다.
 
그밖에도 영국, 체코, 핀란드, 루마니아 등이 북한으로부터 30년 넘게 빚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모두 VOA에 빚을 탕감해줄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정부는 북한의 채무를 변제해줄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남북 통일 후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탕감 방침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VOA 취재로 확인된 북한의 부채 규모는 최소 5억 달러(약 5335억 원)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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