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의 전성시대

- 휴게소 완판녀 등극, 방송 직후 매출 급증… 도로공사 감사 인사 전해
- 다이어트 파문 등 난관 딛고 재기…입담과 함께 먹방으로 매력 발산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데뷔 28년 차인 베테랑 개그우먼 이영자가 여전히 맛깔스런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맛집 노하우를 공개하며 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그가 매회 소개하는 메뉴들마다 완판을 기록하는가 하면 최근 한 떡볶이 브랜드 CF까지 꿰차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최근 연예계를 뒤흔드는 건 대표 한류 스타인 방탄소년단이나 엑소 같은 아이돌이 아닌 한때 “안 계시면 오라이”로 큰 인기를 구가했던 개그우먼 이영자다. 영자미식회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그가 방송을 통해 소개하는 맛집과 메뉴들은 연일 북새통을 이룰 정도다.

이영자는 지난 3월 정규 편성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전참시’는 연예인 매니저들의 말 못할 고충을 제보받아 스타도 몰랐던 은밀한 일상을 관찰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참견 군단의 검증과 참견을 거쳐 스타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는 파일럿 프로그램부터 자신의 11번째 매니저 송성호 씨와 출연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첫 회부터 이영자는 “내 매니저들이 나 때문에 살이 찌거나 미식가가 됐다”고 밝히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는 ‘전참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맛의 세계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회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선정한 맛집을 공개할 뿐만 아니라 생생한 음식 묘사와 군침 도는 먹방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다.

특히 이영자가 추천하는 음식점과 음식에 따라 ‘아바타 식사’를 하는 매니저의 모습은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 이영자는 한 관련 업계 연구소의 집계 결과 5월 예능 방송인 브랜드평판 조사 결과 1위에 올랐다. 기존 강자인 이상민과 유재석을 2, 3위로 밀어내는 저력을 발휘한 것.

더욱이 이영자가 맛깔나게 소개하는 음식점과 메뉴는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조화로움의 끝판왕
‘소떡소떡’

 
지난달 7일 방송된 ‘전참시’에서 이영자는 “한국도로공사에서 고맙다는 전화가 왔다”며 “김남주는 옷을, 이효리는 화장품을 완판시키던데 나는 휴게소 음식을 완판시켰다”고 말해 녹화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이영자가 먹방을 펼쳤던 휴게소와 가게들이 방송 전후 매출이 크게 올랐다. MC 전현무는 “방송에서 언급했던 휴게소 음식 모두 방송 직후 판매율이 200% 상승했다”고 극찬할 정도다.
  이영자가 꼽은 휴게소 맛집은 연일 회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에서 이영자는 금강휴게소(경부고속도로)를 지나던 중 “금강휴게소는 휴게소의 세종대왕이다. 금강휴게소를 안 들르고 고속도로 탔다는 말 하지 말아야 한다. 경상도, 전라도 모든 음식이 다 모여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금강휴게소에서 꼽은 메뉴는 금강 도리 뱅뱅이 정식, 금강에 사는 민물고기를 고추장 양념에 발라 철판에 구워서 파는 메뉴로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다.

또 이영자의 맛집 리스트 1위는 서산휴게소(서해안고속도로) 어리굴젓 백반이었고 횡성휴게소 횡선한우 떡더덕 스테이크, 강릉대관령휴게소(이상 영동고속도로) 초당두부 황태해장국 등도 소개 됐다.

가평휴게소의 잣국수, 마장휴게소 이천 쌀밥 정식, 보성녹차휴게소 꼬막비빔밥도 이영자가 손에 꼽은 맛집이다.
  특히 안성휴게소의 소떡소떡(소세지와 떡을 끼운 꼬치 음식)은 방송 직후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영자는 “조화로움의 끝판왕”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큰 인기를 끈 소떡소떡 중소기업 대표는 이영자에게 평생 무료 쿠폰을 권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하지만 이영자는 “내가 평생 몇 개나 먹겠느냐, 많이 팔아서 다른 사람들한테 좋은 영향력을 끼쳐 달라”며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영자는 닭볶음탕을 비롯해 김치만두를 소개해 시청자들의 군침을 흘리게 했다. 서울 등촌동에 있는 김치만두집을 두고 그는 “김치만두계의 장미다. 찐만두인데 입에 넣으면 아삭아삭하다. 김치만두만 판다”며 극찬했다.

여기에 이영자는 만두와 단무지 반쪽을 한 입에 먹는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소개했다. 또 닭볶음탕을 먹으며 용기라면의 면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등 맛있는 음식과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소개해 시청자들의 눈과 입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제작진 과욕
‘일베 논란’이 상처로
 

이처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이영자지만 그의 삶은 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1991년 MBC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한 이후 SBS ‘기쁜 우리 토요일’의 인기 코너 ‘영자의 전성시대’를 통해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호흡을 맞추는 등 최고의 개그우먼 자리에 등극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도 2000년대 초반 다이어트 파문으로 오랜 슬럼프를 겪으며 활동을 중단하는 등 주춤했던 시절이 있다.

이후 이영자는 2007년 tvN ‘택시’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고 2010년 KBS2 ‘안녕하세요’를 통해 8년째 시청자들을 만나며 친근한 맏언니로 자리매김했다.

‘전참시’에서도 솔선수범 다른 출연진을 돋보이게 이끌어 주는 역할과 동시에 자신의 일상과 맛집 노하우를 공개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덕분에 이영자는 한 유명 떡볶이 브랜드 광고 모델도 꿰찼고 최근 자신의 매니저와 함께 CF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는 등 겹경사를 맞았다.
 그러나 이영자의 제2전성기를 시샘하듯 ‘전참시’가 부적절한 논란에 휩싸이며 다시 위기를 맞았다.

지난 5일 방송된 ‘전참시’에서 이영자는 동료 김원희가 아이티 심장병어린이 수술기금 마련을 위해 개최한 바자회에 참석한 모습을 담았다.

이날 이영자가 바자회에서 판매한 어묵을 구매해 먹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배경으로 뉴스 화면에 이영자의 어묵 먹방 사진을 합성해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문제는 이 장면에 사용된 뉴스 특보 장면이 세월호 참사 당시 모습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일명 ‘일베’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당시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피해 학생들을 어묵에 빗대던 극우 온라인 사이트 ’일간 베스트‘가 연상될 수밖에 없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제작진 측은 지난 9일 오전 사과 입장을 전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건 바로 이영자다.

그는 앞서 tvN ‘택시’에서 김창완과 세월호 추모곡인 ‘노란 리본’에 관해 대화를 나누며 “이 곡을 듣고 감사했다. 가수로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걸 통해 위로하는 것 같았다”고 고마워했고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에서는 환갑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세월호 유가족의 사연을 듣고 오열하기도 하는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해 각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이영자는 녹화 불참을 선언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자 측은 지난 9일 “금요일에 ‘전지적 참견 시점’ 녹화가 있는데 이영자가 불참 의사를 전했다”며 “이영자 본인이 큰 충격을 받아 힘들어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최승호 MBC 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영자에게 사과를 전했다. 최 사장은 “이 사안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출연자들, 특히 이영자 님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누구보다 세월호에 대해 안타까워했던 분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당했으니 충격과 아픔은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전했다.
 이영자를 두고 팬들과 누리꾼들도 응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열심히 일한 이영자는 무슨 죄냐” 등의 위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세월호 사건 희화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영자가 이 상처를 극복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28년 차의 베테랑인 만큼 상처를 잊고 복귀해 특유의 입담과 먹방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팬들 역시 이영자가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다시 그 환한 웃음으로 제2전성기를 활짝 꽃 피우기를 고대할 뿐이다.

<사진=뉴시스/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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