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 사유는 “한미 공중연합훈련” 밝혀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북한이 오늘 개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가운데, 그 이유로 ‘한미 공중연합훈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훈련은 이미 11일부터 시작된 것을 비춰 보아, 일각에서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국회에서 가진 세미나 및 기자회견에 대한 불쾌감 표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소동과 대결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보도는 “11일부터 남조선당국은 미국과 함께 공중선제타격과 제공권장악을 목적으로 하는 대규모 ‘2018 맥스 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였다. 미군의 B-52전략핵폭격기와 F-22랩터 스텔스전투기를 포함한 100여대의 전투기들이 동원돼 25일까지 진행된다”며 “남조선전역에서 우리를 겨냥해 벌어지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선언에 대한 노골적 도전이며, 조선정세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보도는 또 다른 이유도 들었다. 보도는 “남조선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도 감행하게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태 전 공사를 염두한 발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태 전 공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정은의 핵실험장 폐기 외신 초청은 쇼맨십”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자서전에서 김정은이 즉흥적이며 거친 성격이라고 주장하는 등 북한 측에서 ‘최고존엄 모독’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표현도 가리지 않았다.
 
중앙통신은 “북남 고위급회담이 중단되게 되고, 첫 걸음을 뗀 북남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제정신이 없이 놀아대는 남조선당국에 그 책임이 있다”며 “미국도 남조선당국과 함께 벌이고 있는 군사적 소동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다만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차후 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히며 관련 협의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0시30분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한미 공중연합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께 통일부를 통해 북한 측의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통보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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