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정치 실험’ 나선 孫… “운은 자기 하기 나름”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서울시장 레이스에서 안철수 후보와 손학규 위원장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른바 ‘손학규 징크스’가 재조명되고 있다.

손학규 전 위원장은 3일 오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 겸 안철수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을 수락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1년 만에 정치권으로 컴백했다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는 지난달 30일 손 전 고문과 회동을 하면서 중앙당과 안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앞서 안 후보도 손 전 고문에게 이 같이 부탁했다.

이를 수락한 손 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에서 서툴렀던 안철수가 인재경영으로 서울을 바꿀 것”이라며 “안 후보도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런데 과거 손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큰 행보를 할 때마다 공교롭게도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하거나 북한과 관련한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한 불운의 사례가 많았다. 가장 최근인 올해 2월 17일,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 입당 선언’을 할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며 여론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21일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의 문제로 내분을 겪고 있을 당시 손 위원장이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도 손 고문은 당내 역할론에 대해 조명하려 했지만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 참사라는 가슴 아픈 사건이 발생했다.

2016년 10월 20일. 전남 강진에서 2년 3개월간 칩거를 마치고 정계복귀를 선언한 날 북한은 평북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미사일 1기를 발사했다. 2010년 11월 23일, 당시 민주당 대표인 손 위원장이 여당인 한나라당의 4대강 예산안 단독처리 등에 항의해 장외투쟁을 시작할 때는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2006년 10월 9일. 손 위원장이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치고 서울역에 도착해 지지자를 만난 날 북한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1차 핵실험을 했다.

뭔가 해보려고 하면 그때마다 큰 사건이 터지는 그의 징크스는 10년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손 전 위원장 본인 역시 이런 지독한 불운을 인정하면서 ‘인생은 타이밍이다. 손학규가 결단하는 날엔 무언가가 터지는 웃픈 현실’이라는 포스터를 선보일 정도였다.

일단 지난 5월 3일은 ‘손학규 징크스’가 그를 비껴갔다. 이날 정치권과 언론은 손 위원장의 정계 개편 발언을 집중 조명했다. 이후에도 손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송파을 전략공천설과 관련해서 연일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손 위원장은 이 같은 ‘징크스’와 관련해 “정치에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는데, 운구기일인 것 같다”며 “운이라는 것이 다 자기가 하기 나름으로 따라오는 거니까, 제가 뭐 제대로 하지 못해서 운이 안 따라왔겠죠”라고 웃어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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