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이 최근 “백세주에 항암효과가 있다” 며 자체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실험방법을 두고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항암효과에 뛰어난 한약재의 성분을 살리기 위해 알코올을 증류시켰다는 것. 더구나 실험결과 발표 직후 국순당 주가가 급등세를 보여 발표 시점에도 의혹은 일어나고 있다.국순당은 최근 “백세주 내에 암세포 증식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성분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는 실험결과를 기자회견까지 열며 대대적으로 발표했다.그러나 업계에서는 국순당이 확실하지 않은 결과를 부풀려 발표한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험 결과만 놓고 보면 항암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백세주에 들어가는 약재중에 어떤 약재가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실험했는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업계에서는 먼저 실험 방법에 의문을 제기한다. 실험은 시험관 실험 1회, 쥐를 이용한 실험 2회 등 단 3회에 걸쳐 실시된 것으로 밝혀졌다. 시험관 실험의 경우 백세주를 물로 80% 희석시킨 후 암세포에 투여시키는 방법으로, 쥐실험의 경우는 백세주에서 알코올성분을 제외하고 고형물로 동결건조를 시켜서 실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 참여했던 모 교수는 “실험할 때는 알코올에 의한 효과는 배제하기 위해 알코올을 동결건조시켜 증발시켰다” 며 항암 효과를 입증하는데 사용한 백세주가 가공을 거친 것이라고 간접시인했다. 결국 술에서 인체에 가장 유해한 성분이라고 할 수 있는 알코올을 제거한 뒤 한약제 성분만으로 항암효과를 강조한 셈이 됐다. 백세주 자체에 항암효과가 있는지, 아니면 백세주에 사용되는 한약재 속에 항암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또, 실험 결과가 사실이더라도 이를 인체에 적용했을 때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모 대학 식품생명공학부 교수는 “인체실험 전에 이뤄지는 동물실험에서 성공하더라도 인체에 적용할 때 실패할 확률은 70~80% 이상이다. 동물실험에서 성공했다고 바로 인체에 효과가 있다고 단정 짓는 것은 무리” 라고 언급하며 “항암효과가 입증됐다는 음식들도 모두 쥐실험 등 초기 실험단계를 갖고 얘기하는 것이지 사람이 먹었을 때 바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 라고 소견을 밝혔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국순당은 ‘국산 전통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실험을 실시한 것’ 이라고 밝혔지만 백세주에는 수입산 약재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백세주에는 10여가지의 약재가 들어가는데 이중 ‘감초’ 는 가격이 비싸서 중국산이나 북한산등 수입산을 사용하고 이를 여타 한국산 약재와 섞어서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혹들이 불거지자 국순당 측은 “술은 어디까지나 술일 뿐, 백세주를 약으로 생각하고 마시면 안된다” 고 입장을 밝혔다. 또, 백세주 홍보 전략 차원에서 실험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식품기능성 표현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건강기능법’ 에 막혀 홍보는 커녕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소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법을 뛰어넘어 마케팅을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회사방침” 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순당이 실험결과 발표를 강행한 배경에는 노림수가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백세주 판매량이 지난 1일 항암효과 발표로 늘어났으며, 국순당 주가가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국순당이 ‘재미’ 를 본 것이 아닌가하고 업계에서는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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