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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권가림 기자]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서남학원(서남대)에 대한 청산 절차가 본격화된다. 하지만 논란거리는 여전히 남을 전망이다. 청산하고 남은 재산이 현행 사학법과 정관에 따라 이홍하 전 서남학원 이사장 일가가 운영하는 신경학원(신경대)과 서호학원(한려대) 등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학 비리 척결에 시동을 걸겠다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중대와 대구외국어대에 이어 서남대까지 세 번째 폐교 사례가 나왔지만 비리 사학의 재산 대물림을 막을 장치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 서서히 드러난 前 이사장 적폐…27년 역사 막 내리게 한 장본인
- “법 개정 이전 청산 완료하면 잔여 재산은 지정된 법인으로”



지난 2월 강제 폐교된 서남학원에 대한 청산 절차가 본격화됐다. 서남학원은 전북 남원과 충남 아산의 서남대를 운영하던 학교법인이다.

교육부는 지난 21일 “서남학원 해산을 위해 서남학원 임시이사 6명을 청산인으로 등기 완료하고 본격적인 청산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학교법인이 해산명령을 받은 뒤 임시이사들이 청산인으로 지정된 사례가 없었다”며 “법원의 판단은 임시이사가 청산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1년 3월 설립된 서남대는 개교 당시 공학계열 5개 학과와 이학계열 5개 학과 등 총 10개 학과로 설립됐다.

지난 1995년엔 50명 정원의 의예과가 신설되며 뛰어난 인재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내 서남대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설립자인 이 전 이사장이 2년 후 교비 횡령 혐의로 구속됐으며 지난 2012년엔 등록금 333억 원을 포함해 1000억 원대에 달하는 교비 횡령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학사 운영 방식에도 논란이 일었다. 서남대는 임상실습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실습과목 학점 취득에 필요한 최소 이수시간을 채우지 못한 의대생 148명에게 1626학점을 부여하고 이 중 134명은 의학사 학위를 줘 졸업시켰다. 이로 인해 134명의 학위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으로 신입생은 줄게 됐고 교원들은 급여를 받지 못해 그만두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2011~2015년까지 총 5년간 부실대학으로 지정됐으며 지난 2015년부터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는 등의 불명예를 얻었다.


서남대 의대 ‘49명’
국립공공의료 대학에 활용



교육부는 서남대 재단으로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인수전에 들어갔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 결국 이 대학은 지난해 12월 13일 ‘폐교’ 수순으로 퇴출당했다.

이에 학교 정상화를 바라보던 서남대 교직원 200여 명은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한 채 직장을 잃게 됐다. 수년간 이어진 체불임금 규모는 2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남은 서남대생들은 인근 대학인 원광대와 군산대, 전북대 의대 등으로 분산해 편입학되도록 했다.

서남대 폐교가 가시화되면서 의대 정원 ‘49명’의 향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의대가 폐지된 경우는 의대 설립 이후 사상 처음인 탓이었기 때문이다.

그간 여러 가지 활용 방안이 제시됐다. 의대가 없던 시립대와 삼육대, 공주대, 목포대, 순천대 등이 대학에 의대를 새로 설립하거나 이미 의대를 보유하고 있는 전북대와 원광대 등으로 흡수되는 방안 등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복지부는 지난달 11일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오는 2022년 또는 2023년 개교를 목표로 한 국립공공의료 대학(원)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혀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체불 임금을 지급하고 횡령액을 보존하고 남은 학교 재산의 향방이 이 전 이사장과 연관된 법인으로 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해산 학교법인 잔여 재산은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게 귀속된다.

서남학원 정관에는 신경학원 또는 서호학원으로 잔여 재산을 귀속한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신경대는 이 전 이사장의 딸이, 한려대는 부인이 각각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이사장 일가의 잔여 재산으로 추정되는 600~800억 원은 딸과 부인의 수중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법사위에 발목 잡힌 사학법
결국 ‘무용지물’ 되나



잔여 재산이 이 전 이사장의 딸과 부인이 운영하는 대학으로 흘러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석 달째 법사위 제2법안심사소위원회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앞서 발의된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지난 2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여당 간사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학에 문제가 있어 해산할 때 횡령을 하거나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는 재산을 보내지 말라는 법”이라며 통과를 주장했다.

이에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사학 비리는 문제지만 남은 재산까지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헌법상 사유재산권 보장 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이른바 ‘비리사학 먹튀방지법’, ‘서남대 방지법’으로 불리는 사학법이 여야 간 갈등을 넘어 실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서남학원의 잔여 재산이 설립자 연관 법인에 귀속되지 않도록 사학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법 개정 이전에 청산을 완료하면 잔여 재산은 지정된 법인으로 넘어가게 된다. 현재 사학법 개정안이 법사위에 계류 중으로 교육부에서는 법 개정을 촉구하고 의원 설득에도 나섰다”면서 “청산 이후 잔여 재산이 서남학원의 설립자 가족 등에게 넘어가지 않으려면 사학법 개정이 필요하다.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권가림 기자  kwon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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