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 12곳에 대한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번 선거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영남·호남·충청 등 전국적으로 골고루 치러지는 만큼 ‘미니총선’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현재 정당별 의석수를 보면 민주당은 118석, 한국당은 113석으로 5석 차이에 불과해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여의도 정치권의 지형도가 바뀔 수 있다. 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문재인 정부 2년 차에 국정을 주도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 수 있다. 반면 양대 정당이 의석을 나눠 챙긴다는 가정 아래 한국당이 9석 이상을 차지하면 민주당은 원내 1당 지위를 뺏기게 된다. 원내 1당의 지위가 뒤바뀌면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 협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야는 모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 평균 경쟁률 ‘3.8대 1’ 후보 46명 중 ‘19명’이 ‘전과자’… ‘병역 미필’도 ‘7명’
- 송파을 ‘홍준표 키즈’ vs ‘문재인 복심’, 노원병 ‘박근혜 키즈’ vs ‘안철수 키즈’
- 평균 재산 ‘9억 4391만’… 재산 최고 경북 김천 최대원 ‘94억 2071만’

 
다음 달 13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지역은 ▲서울 송파을 ▲서울 노원병 ▲부산 해운대을 ▲인천 남동구갑 ▲광주 서구갑 ▲울산 북구 ▲충남 천안갑 ▲전남 영암·무안 ·신안 ▲충북 제천·단양 ▲경남 김해을 ▲충남 천안병 ▲경북 김천 이다.
 
이상 12개 선거구에 46명이 등록해 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2곳 중 경북 김천, 자유한국당은 광주(光州) 서갑, 전남 영암·무안·신안만 빼고 모두 후보를 냈다. 바른미래당은 8곳, 민주평화당은 3곳, 정의당은 1곳에 후보 등록을 했다. 국회의원이 1명인 대한애국당은 경남 김해을, 충남 천안갑, 천안병, 부산 해운대을 등 4곳에 후보를 냈다. 민중당도 3곳에 후보 등록을 했다.
 
‘배현진’에 바른미래 ‘계파 갈등’까지...
송파을 ‘최대 격전지’

 
서울 송파을은 ‘친문’(친문재인)과 ‘친홍’(친홍준표)의 격돌 양상이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이 후보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내면서 송파을은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송파을 지역에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전 MBC 아나운서)이 출마한다. 배 전 아나운서는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직접 영입에 공을 들였다.
 
바른미래당은 후보 공천을 두고 내홍을 겪은 끝에 후보자 등록 신청 마감일인 25일 박종진 예비후보를 송파을에 공천했다. 박 후보는 당내 경선 1위를 차지했지만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결국 손 위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갈등은 일단락됐다.
 
서울 노원병은 ‘안철수 키즈’와 ‘박근혜 키즈’의 대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안철수 후보를 따라다녔던 강연재 법무법인 나우리 변호사는 한국당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이준석 노원병 공동지역위원장은 바른미래당으로 출마하면서 서로의 정당 인생이 뒤바뀐 것이다.
 
‘안철수 키즈’로 불리던 강 변호사는 2015년 '안철수는 왜'라는 책의 공동저자로 나섰다. 이후 2016년 1월 안철수 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당을 창당했을 때 강 변호사는 서울 강동구을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아 20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강 변호사는 이후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등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7월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이 불거진 직후 돌연 탈당했다. 당시 강 전 부대변인은 “국민의당이 제3의 중도의 길을 가는 정당도 아니고, 전국정당도 아니고, 안철수의 새 정치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탈당의 변을 밝힌 바 있다.
 
이준석 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에 이어 재도전한다. 2012년 정치계에 입문해 ‘박근혜 키즈'로 불리던 이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을 거치면서 한국당을 탈당, 바른미래당에 입당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노원병 공천 논란 중심에 있었다. 1차 공모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그는 안 후보 측근으로 알려진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2차 공모를 통해 노원병 공천을 신청하자 갈등이 빚었다.
 
이에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와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의 계파 갈등설까지 나왔다. 김 교수는 당내 갈등이 고조되자 노원병 출마를 포기했다. 특히 노원병은 안 후보가 지난 대선 출마로 공석이 된 지역구라 바른미래당에게는 뺏길 수 없는 지역이다. 민주당에서는 8년간 노원구청장을 지낸 김성환 후보가 출마했다.
 
최고 경쟁률 ‘부산·울산’
민주당 vs 민평당 ‘광주·전남’

 
부산 해운대을은 민주당 윤준호 부산시당 대변인과 한국당 김대식 여의도 연구원장, 바른미래당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민중당 고창권 후보 대한애국당 한근형 후보 무소속 이준우 후보가 맞붙는다. 충남 천안갑에는 민주당 이규희 전 천안갑 지역위원장과 한국당 길환영 전 KBS 사장, 바른미래당 이정원 전 천안시의회 의장 대한애국당 조세빈 후보가 대결한다.
 
경남 김해을은 민주당 김정호 (주)봉하마을 대표, 한국당 서종길 당협위원장, 대한애국당 김재국 전 경남도당 사무처장 무소속 이영철 후보 등이 대결한다.
 
울산 북구는 민주당 이상헌 전 울산시당위원장과 한국당 박대동 전 국회의원, 바른미래당 강석구 전 북구청장이 나선다. 민중당 권오길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도 정의당 조승수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진보 단일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경북 김천은 한국당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2차관과 무소속 최대원 후보가 대결한다. 민주당은 김천에 나설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지 못했다. 민주당이 12곳의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중 후보를 내지 못한 곳은 김천이 유일하다. 인천 남동갑은 민주당 맹성규 전 국토교통부 2차관과 한국당 윤형모 변호사, 바른미래당 김명수 지역위원장, 정의당 이혁재 전 사무총장이 나선다.
 
광주·전남 지역은 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대결이다. 광주 서구갑은 민주당 송갑석 노무현재단 광주운영위원과 민주평화당 김명진 전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의 출마가 확정됐다. 전남 영암·무안·신안에는 민주당 서삼석 전 무안군수와 이윤석 전 국회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충북 제천·단양은 민주당 이후삼 지역위원장, 한국당 엄태영 전 제천시장, 바른미래당 이찬구 지역위원장의 3파전 구도다. 충남 천안병은 민주당 윤일규 전 문재인 대통령 자문의, 한국당 이창수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 바른미래당 박중현 천안갑 지역위원장이 출마한다.
 
‘병역 미필’ 민주당 4명 한국당 3명
‘전과’ 민주당 6명 한국당 2명

 
한편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25일 오후 10시까지 등록을 마친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 46명의 평균 재산은 9억 4391만 원으로 나타났다. 납세액 평균은 1억 151만 원이었다.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사람은 경북 김천에 출마한 무소속 최대원 후보(94억 2071만 원)다. 최 후보는 세금도 가장 많이 냈다(19억 3335만 원). 반대로 ‘마이너스’ 재산을 신고한 후보는 충북 제천단양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후보(-1억 2701만 원)가 유일했다. 최근 5년 간 세금 체납액이 가장 많은 후보는 6639만 원을 체납한 경남 김해을 대한애국당 김재국 후보다. 김 후보는 현재도 88만 원 체납액이 남았다.
 
또한 43명의 남성 후보 가운데 군 복무를 마치지 않은 후보는 모두 7명이었다. 민주당에서는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최재성 후보와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송갑석 후보, 충북 제천·단양에 출마한 이후삼 후보, 충남 천안갑에 출마한 이규희 후보가 병역을 이행하지 않았는데 이들 후보는 모두 ‘수형’을 이유로 병역이 면제됐다.
 
한국당에서는 부산 해을대을에 출마한 김대식 후보와 인천 남동갑 윤형모 후보가 군 복무를 마치지 않았는데 사유는 '생계곤란'이었다. 인천 남동갑에 출마한 정의당 이혁재 후보는 수형 때문에 병역이 면제됐다.
 
아울러 재보선 후보 가운데 41.3%인 19명은 전과기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당별로 전과기록이 있는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무소속 4명, 바른미래당 4명, 자유한국당 2명, 민주평화당 1명, 정의당 1명, 대한애국당 1명 등이었다.
 
정당별 등록 후보 대비 전과자 비율은 민주당 54.5%, 한국당 20%, 바른미래 50%, 평화당 33.3%, 정의당 100%, 애국당 25%, 무소속 66.7% 등이었다. 이중 전과가 가장 많은 후보는 총 8회 전과를 가진 경남 김해을 무소속 이영철 후보다.
 
다음으로는 민주당 송갑석 후보, 정의당 이혁재 후보가 4회씩 전과를 갖고 있었다. 이영철 후보는 음주운전을 포함한 도로교통법 위반, 업무방해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송 후보 역시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 경력이 있다. 민주당 이후삼 후보, 울산 북구 바른미래당 강석구 후보는 각 3회씩 전과가 있었다.
 
또한 서울 노원병의 자유한국당 강연재 후보, 인천 남동갑의 바른미래당 김명수 후보와 정의당 이혁재 후보, 광주 서구갑의 민주당 송갑석 후보, 충북 제천·단양의 민주당 이후삼 후보, 경북 김천의 무소속 최대원 후보 등은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냈다고 신고했다.
 
재보선 후보 중 최고령 후보는 충남 천안병 민주당 윤일규(68) 후보였다. 최연소 후보는 서울 노원병 바른미래당 이준석(33) 후보다. 재보선 후보 중 여성은 2명(서울 노원병 강연재, 송파을 배현진 후보)으로, 모두 한국당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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