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농촌 현실을 감안할 때 쌀의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고, 의무수입물량은 최소화해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 해서 포기해선 안된다. 정부는 쌀이 우리나라에서 어떠한 위치와 역할을 하는가를 인식해야 하고 또 협상 결과에 따른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일선 현장에서 농민운동에 매진하다 국회에 입성한 열린우리당 박홍수 의원(49). 그는 농민운동가뿐 아니라 이장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점 때문에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장 출신 장관으로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기록을 세운 것처럼, 이장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자랑스런 기록을 박 의원이 보유하게 됐다.전국농민단체협의회 공동의장을 지낸 박홍수 의원은 “농민의 입장을 대변할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일선 현장에서 농민운동에 매진하면서 정치권에 농민의 입장을 전달하고 설명하기 위해 집회와 시위 등 해보지 않은 것이 없다”며 이제 자신이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했다.특히 쌀 문제에 대해 박 의원은 소신에 찬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인 것은 틀림없다. 그리고 정답은 너무나 뻔하다. 쌀의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고 의무수입물량은 최소화하는 것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또 농가 부채가 현재 심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현재와 같은 농업수익으로는 절대 부채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부채를 갚는다는 것은 그에 따른 소득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농촌은 이자비용 대기도 힘들다. 따라서 일단은 현부채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농가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농가 부채를 감소시키는 방안에 대해 박 의원은 “정책자금과 상호금융의 이자율을 대폭 낮추고 연대보증 피해자를 구제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다. 또 소득을 높이기 위해 “농업유통혁신이나 협동조합의 경제사업 활성화를 통한 판매수익의 제고 등이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즉 농가부채는 농정의 전체적인 틀 속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그리고 정치개혁에 대해 박 의원은 깨끗하고 대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제도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인터뷰 중 박 의원은 한국농업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역설할 때 만큼은 현장에서 만났던 그의 모습보다 더욱 신념에 찬 농민운동가로 보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의정활동 중 그의 어깨 위에는 농업과 어업, 축산 등 산적한 농어촌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무거운 숙명이 있는 듯했다.한편 향후 의정활동의 계획에 대해 박 의원은 “제 자신이 농민으로서의 삶을 살아오면서 느끼고 겪었던 아픔과 현실을 잊지 않고, 농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농민들의 지지로 현재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분들을 생각해서 한 번 더 걷고 한 번 더 만나고 한 번 더 고민하는 국회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무엇보다 작년 세상을 달리한 고 이경해(전 한농연 회장)씨와 김세기(전 한농연 부회장), 남진백(전 한농연 부회장)씨 등의 죽음이 그의 가슴에 남아 있는 한 그는 농민을 대표하는 농민 국회의원임이 틀림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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