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해 판문점 평화의집을 찾은 북측 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일 우리측 취재진이 지난 16일 북측의 회담 연기 조치와 관련해 질문하자 날선 반응을 보였다.
 
리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북측 대표단과 함께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향하는 길에 “엄중한 사태로 인해서 회담이 무기한 연기됐었는데 그 엄중한 사태는 해결이 됐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리선권은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 침묵한 뒤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측면에서 질문이 진행되(어야 하)고 뭔가 불신을 조장시키고 오도할 수 있는 질문을 하면 안되지 않겠냐"며 질문한 기자에게 소속을 물었다.
 
이에 기자가 "JTBC"라고 답하자, 리선권은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 거 같은데 왜 그렇게 질문하오"라며 "앞으로 이런 질문은 무례한 질문으로 치부할 수 있다"고 했다.
 
리선권은 또 "엄중한 사태가 어디서 조성된 걸 뻔히 알면서 나한테 해소됐냐 물어보면 되느냐. 시대적 요구에 부합되게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북남수뇌 상봉도 열리고 판문점 선언도 채택된 이 마당에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측 공동취재단은 “이날 사전에 질문을 조율하면서 JTBC 기자가 리선권에게 근접 질문을 하기로 한 것”이라며 “JTBC 소속 기자가 아니라 공동취재단의 일원으로 취재활동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리선권은 이날 고위급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서 회담을 하려고 왔는데 어떻게 될 것인지 뻔하지 않나"라며 "아주 잘 될 게 분명하다. 기자 선생들은 잘 안되길 바라냐"고 되묻기도 했다.
 
판문점 통일각에서 진행돼온 북미 간 실무회담에 대해서는 “저하고 상관없는 일”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또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싱가포르에 날아가서 질문하소. 여긴 판문점"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