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평화시대 여는 ‘통일교육감’ 되겠다” vs 임 “‘좌파 교육실험’ 대실패…과감히 탈피할 것”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6.13지방선거가 10여일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는 데다 기호 순번도 없어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다. 경기도는 인구 1200만 명이 거주하는 전국 최대 광역단체다. 때문에 누가 ‘교육 수장’이 되느냐에 따라 도내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일요서울은 6.13선거를 맞아 경기도 교육감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과 동시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재선 도전장을 내민 진보 이재정 후보와 교육전문가를 자임하는 중도보수 임해규 후보가 그 대상이다. 다음은 5월 30일 각 후보들과의 나눈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공통] 본인이 상대 후보에 비해 나은 점 3가지를 꼽는다면.
 
진보 성향 경기교육감 후보 이재정 <사진=캠프 제공>
  ▲ (이재정 후보, 이하 이) 첫째, 평화시대를 여는 ‘통일교육감’이다. 저는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 등을 지내면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준비기획단장을 맡은 바 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이미 지난해 ‘평화를 여는 통일시민교과서’를 만들어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때문에 저는 남북 평화번영을 준비하는 제대로 된 통일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둘째, 행정 경험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예산이 14조 3800억 원에 이르는 거대 조직이다. 저는 장관 등을 경험했지만, 처음 교육감이 되었을 때 어려움이 많았다. 경기도 교육청 같은 거대 조직을 이끄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셋째는 미래 비전과 실행 능력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상상력과 창의력, 융합 능력을 요구한다. 이런 능력은 주입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학생들이 스스로 꿈과 목표를 만들고, 체험과 토론, 협동을 통해 답을 찾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저는 지속적인 의지로 혁신교육, 미래교육을 실현해왔다.

 
중도보수 경기교육감 후보 임해규 <사진=캠프 제공>
  (임해규 후보, 이하 임) 저는 첫째, 우리 교육 현실을 가장 잘 아는 준비된 교육감 후보다. 교사의 꿈을 안고 서울대 사범대학 교육학과에 진학해 서울대에서 교육학 박사를 받았다. 17·18대 재선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수행하며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를 지내기도 했다. 둘째, 저는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과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우리감)이 선정한 중도·보수 경기도교육감 후보다.
 
끝으로, 저는 경기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 허황된 교육구호로 경기도민을 현혹하는 좌파 교육정책에서 과감히 탈피하고자 한다. 이제는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맞춰 유·초·중·고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고, 교육구성원들의 민주적 협력을 통해 미래학습역량을 키워주는 학교, 인성과 창의성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 [공통] 당선되면 가장 역점 둘 사업은?
 
▲ (이) 우리는 5대 핵심과제를 설정했다. 첫째는 ‘경기혁신교육3.0’이다. 지금까지 박근혜 정권에 맞서 혁신교육을 지켰는데, 이제 새정부·지방정부와 더불어 혁신교육을 완성하고자 한다. 둘째, 공정한 교육, 공평한 학교 실현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금까지의 국가중심 교육체제인 ‘5.31교육체제’(1995년 김영삼 정부 당시 발표한 경쟁 중심 교육정책)를 대체할 ‘4.16교육체제’를 만들었다.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학생중심, 자율, 분권의 새로운 교육체제를 실현하겠다.
 
셋째, 학교자치와 학교민주주의 구축이다. 교육3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서로 협의하며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권한을 학교에 이양하고 학교의 자율권과 자치권을 보장해서, 민주주의와 자치가 조화하는 새로운 학교 모델을 실현할 것이다. 이 밖에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진로·직업교육과 남북 학생들의 교류 추진 등 통일교육을 강화하겠다.
 
(임) 미래사회를 주도할 역량 학습과 교육 본질에 충실한 미래학교를 만들겠다. 유치원 교육은 ‘돌봄’과 ‘놀이’의 공동체로 만들어 공·사립 유치원 모두 학부모 부담금을 동일한 수준으로 지원하고, 공·사립 유치원이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행정인력을 증원 지원하겠다.
 
초등교육은 ‘상상력의 플랫폼’과 체험 중심의 소규모 공동체로 만들어 문·예·체 교육과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문해력), 상상력 키우기를 적극 지원하고 모든 방과후교실 프로그램 무상 실시, 초교 저학년 방과후 영어수업 허용 등을 임기 내에 반드시 실현하겠다. 특히 학교폭력 제로화와 교권 보호를 위해 앞장서겠다.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을 통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교권보호 조례’를 꼭 제정하겠다.
 
- [개별] 임 후보 측은 이 후보 재임 시절 경기도 중고생들의 기초학력, 체력수준, 장애학생들 편의시설 등이 전국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청렴도 평가도 최하위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한 입장은.
 
▲ (이) 선거 때가 되니까 부정적 통계만을 골라서 문제가 많은 것처럼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위에 언급한 청렴도다. 경기도 교육청은 거대 조직이라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그런데 지난 4년간 청렴도는 상승했다. 내부청렴도는 2014년 7.52점(10점 만점)에서 2017년 8.09로 좋아졌다.
 
특히 인사 업무에서 금품 및 향의·편의 제공자가 전혀 없어 이 부분에서 10점 만점을 받았다. 정책고객 평가도 2014년 5.95점에서 2017년 6.93으로 향상했는데, 이런 긍정적인 사실과 경기도 교육청의 특성을 무시하고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 [개별]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이 후보가 민주진보 단일후보 경선 참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자신의 정체성을 처세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진보 단일화라는 건 명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직 교육감이 보수이고 그의 정책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게 고통을 주는 경우, 승리를 위해 진보 단일화 명분을 가질 수 있다. 2014년도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현직은 진보 교육감이다. 박근혜 정권의 탄압에 맞서 경기 혁신교육을 지키기 위해 같이 싸웠고, 함께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정부를 세웠다. 별다른 과오도 없고, 도민들의 평가도 좋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단일화를 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
 
- [개별] 외고·자사고 유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들 학교에 대해선 교육 양극화와 사교육비 증가, 일반고 황폐화 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따라다닌다. 외고·자사고 유지에 대한 대안이나 보완점이 있다면.
 
▲ (임) 특목고와 특성화고를 한층 내실화하고, 일반고를 특목고형 자율학교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고교 교육현장은 ‘독립적인 성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하는 진로 결정’의 장(場)이 돼야 한다. 시·군별 특목고형 자율학교 설치와 일반고 교과 중심 자율학교를 확대·운영하는 한편 특목고와 동일한 수준으로 지원하겠다.
 
- [개별] 현재까지의 판세를 보면 승리가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 이를 돌파할 복안이 있는지.

▲ (임) 중요한 것은 교육 철학과 진정성, 정책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년간 이재정 교육감이 추진한 혁신교육은 대실패로 그 종막을 고했다.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교육감, 우리 교육의 현실을 가장 잘 아는 준비된 교육감을 현명하신 우리 도민 여러분들께서 꼭 선택해주시리라 굳게 믿는다.
 
- [공통] 막판 부동층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 경기 혁신교육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정부, 여당, 지방정부, 지방의회, 교육청 등이 서로 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정말 일하기 좋은 상황이다. 교육감이라면 대통령과 교육부를 설득하고, 국회와 여당을 움직이고, 지방정부와 함께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능력과 경험, 인맥이 필수적이다. 이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임) 9시 등교, 석식 폐지, 야간자율학습 폐지 등 이 교육감의 섣부른 정치실험으로 경기교육이 더 후퇴했다는 것이 교육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지난 4년동안 이 전 교육감이 교사와 학부모 등을 만나는 자리는 많았지만, 진심어린 소통이라기 보다는 이 전 교육감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자리에 불과했다. 저는 내용없는 ‘혁신학교’와 ‘혁신교육’ 대신 학교급별 특성과 전문성을 살리는 ‘미래교육’으로 무너진 경기교육을 올바로 정립하고자 한다. 능력있는 진짜 교육전문가 저 임해규가 반드시 만들어내겠다.
 
< 후보자 프로필 >
 
이재정 후보
고려대학교 독문학과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
문재인 정부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위원
현 경기도 교육감(2014~)
 
임해규 후보
서울대학교 사범대 교육학과
경기연구원 원장
17·18대 국회의원 교육위 간사
경기교육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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