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개발예정지역 중심으로 상승세 이어져

이사철이 끝나는 오는 5월부터 주택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이고 분양시장도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토지시장은 신도시 추가건설, 신행정수도이전, 경부고속철 개통 등으로 인해 개발예정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에 따르면 향후 부동산 시장은 투자위축에 따른 청약감소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주택건설도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같은 침체국면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29대책이후 후속조치가 시행되면서 수요자들이 조세부담을 체감,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하반기부터 본격 하락

올 주택가격은 상반기까지는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하락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여건과 이주수요에 따라 지역간 가격편차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매매가격의 경우 부동산세제 강화,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연평균 -2% 내외의 하락세가 예상된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투기대책이 집중, 하락폭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저리의 모기지론이 3월말부터 시판됨에 따라 은행의 만기도래 가계대출도 90% 이상 연장되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따라 급매를 통한 상환부담이 낮아져 주택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신규아파트 및 주거용 오피스텔 입주물량 증가로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상승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가격하락폭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강북 뉴타운 개발지역이나 고속철도 개통지역, 신도시개발지역과 같이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의 경우 상승세를 지속하나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가격-1% 안팎 약보합세 전망

주택 전세가격도 국지적인 불안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1% 안팎의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강남지역 등 지난해 사업승인을 받은 수도권 재건축아파트의 이주가 올 들어 본격화될 경우 이들 지역의 가격불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이사수요가 많은 짝수해이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해 예년과 달리 가격하락을 가중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세입자들이 신규아파트로 입주하면서 기존전세물건이 대량으로 시장에 나오게 되면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올해 주택가격은 전체적으로 안정세가 예상되지만 투자가치와 이주수요 등에 따른 지역별 편차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신규분양시장, 관망세 유력

신규분양시장은 분양권전매 제한,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 등으로 가수요가 제한되고 있는데다 매매시장 위축 여파로 실수요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신규분양시장이 크게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티파크의 청약과열로 투기붐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지만 시티파크가 마지막 분양권 전매 허용물건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수십조원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을 맴돌고 있다는 사실은 언제든지 분양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분양성수기를 맞아 당분간 분양률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투기대책으로 투자수익률이 낮아져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분양물량이 증가하면서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재고가 급증할 우려도 있다.

올해 화성 동탄신도시 분양이 본격화되고 내년에 판교신도시 일반분양이 시작되면서 인근지역의 청약열기는 더욱 위축될 우려도 있다. 신도시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주택건설실적은 사업여건 악화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정부의 금년 주택건설계획 52만가구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규제 강화, 가용택지 부족, 분양시장 침체 등으로 사업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건설원자재가격 급등, 분양원가공개 압력 등으로 사업성이 더욱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활한 택지공급을 위해 관련 규제를 정비키로 했으며 김포·파주 신도시개발 본격화, 국민임대주택 확대 공급 등 증가요인도 있어 연간 50만가구 내외의 주택은 건설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시장, 개발예정지 중심으로 상승세 이어갈 듯

토지시장도 제한적 경기회복과 투기대책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을 감안할 때 전체적으로는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저금리기조, 신도시 추가건설, 신행정수도 이전, 경부고속철 개통 등으로 인해 개발예정지역을 중심으로 한 가격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연간 지가상승률이 금년에 3%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택시장 위주의 투기대책으로 시중유동자금이 토지시장으로 몰리고 있는데다 올 하반기에 신행정수도 이전입지가 확정될 경우 개발호재가 많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지역도 도심재개발, 뉴타운 개발 등 서울시의 지역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해당 사업지역의 지가상승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도시연구원 김용순 책임연구원은 “토지가격의 상승 전망에도 불구하고 토지거래실적은 지난해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주택경기 위축에 따른 매수관망세 등으로 인해 일부 개발예정지역을 제외하고는 거래가 위축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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