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싸움 치열… ‘양강’ 역할 한국당 주춤하며 민주당 ‘독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염태영 수원시장 후보 및 참석자들이 5월 31일 오후 경기 수원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이제, 함께 해염' 경기도당 집중유세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3구’ 경기 ‘북부’ 인천 ‘남동구’ 등 최대 격전 예고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에 이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판세가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굳어지는 데 이의가 없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여기에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이슈가 부각되면서 쏠림현상이 극대화되는 추세다. 특히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는 기초단체장 선거 전멸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수도권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초단체장 선거가 몰려 있다. 이에 민주당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보다 두 배 가까운 지역구에서 기초단체장을 배출, 중원을 확실히 휘어잡겠다는 기세다. 사실상 민주당과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자유한국당은 ‘2014년만큼만 하자’는 분위기다. PK(부산·경남) 지역 승리마저 장담하지 못한 상황에서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싹쓸이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여야의 물러설 곳 없는 싸움이 예고된 서울·경기·인천의 기초단체장 선거 판세를 분석해 봤다.
 
# 서울- 25곳 ‘싹쓸이’
 
전국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민주당이 서울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 25곳에 대한 ‘싹쓸이’ 기대에 한껏 고무돼 있다. 반면 보수 정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강남3구를 비롯한 동남벨트와 관악·동작·영등포 등 서남벨트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강남3구의 경우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기존에는 보수 텃밭이라고 불릴 만큼 보수 정당의 독식이 이어졌다. 그런데 최근 한국당 지지율의 하락세와 바른미래당의 송파을 공천 잡음 등이 이어지며, 민주당이 어부지리로 승리를 꿰찰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송파구의 경우 강남3구 중에서도 민주당이 가장 기대하는 곳이다. 최근 지역 동향을 보면 ‘보수 표심’에 균열이 일어나는 추세이기 때문.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당 소속 의원이었던 최명길(송파을), 남인순(송파병) 등이 당선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당은 ‘현직 프리미엄’의 박춘희 후보로 송파구 수성 태세를 갖췄고, 민주당에서는 ‘문재인의 변호인’으로 알려진 박성수 후보를 내세워 18년 만에 송파구청 탈환을 노리고 있다.
 
관악구의 경우 전통적으로 ‘진보 정당의 본거지’로 꼽히는 만큼 이번에도 이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종필 현 관악구청장이 일찌감치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된 곳으로, 각축전이 치열하다. 민주당 박준희 후보, 한국당 홍희영 후보, 바른미래당 이행자 후보, 민주평화당 김희철 후보 등 각 정당에서 모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다만 보수 정당의 경선 및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심했던 만큼 표 분산이 우려되는 분위기다.
 
영등포구의 경우 5명의 후보가 난입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채현일 후보, 한국당 김춘수 후보, 바른미래당 양창호 후보, 정의당 정재민 후보, 무소속 조길형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영등포구의 선거에서는 여당의 분열이 최대 변수다. 앞서 민주당 소속이었던 현 구청장인 조길형 후보는 당의 공천 과정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다만 여당 지지율이 유례없이 높은 만큼 선거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양천구의 경우 지역 사상 최초 연임 구청장이 나올지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현재로서는 재선에 나선 김수영 민주당 후보의 연임이 높게 점쳐진다. 해당 지역은 역대 진보 정당이 4번, 보수 정당이 4번 집권한 만큼 특정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현역 프리미엄과 여당 지지율을 등에 업고 김 후보가 무난히 수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강웅원 한국당 후보, 허광태 바른미래당 후보, 양성윤 정의당 후보, 염동옥 무소속 후보 등 후보가 난입해 있다.
 
# 경기- 31곳 中 26곳 ‘최상 시나리오’
 
2014년 경기도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반쪽짜리’ 승리를 거뒀다. 경기도지사 자리를 꿰차고도 31곳 기초단체장 중 13곳 승리에 머물렀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은 17곳, 무소속 1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최소 20곳 이상의 지역에서 기초단체장을 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 지지율에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까지 더해지며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대 26개 지역에서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최소 13곳, 최대 15곳의 승리를 기대하는 눈치다.
 
수원시의 경우 사상 첫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염태영 후보와 한국당 정미경 전 국회의원이 한판 승부를 겨룬다. 여야는 수원 지역의 후보를 당내 경선 없이 일찌감치 확정했다. 민주당은 경기 지역 현역 기초단체장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가운데도 염태영 후보에 대한 단수공천은 서둘러 확정했다. 또 정미경 후보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당의 전략공천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고양시의 경우 민주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민주당 이재준 후보가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부동층이 30~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막판 ‘샤이 보수’의 움직임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했던 북부 지역도 민주당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앞서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지방선거 직전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무드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중 민심이 가장 크게 요동치는 곳은 파주다. 보수 강세가 뚜렷했던 파주에도 최근 민주당 바람이 불고 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홈페이지에 등록한 ‘파주시 기초단체장선거 정당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 후보가 45.4%로 박 후보(35.9%)에 9.5p%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이상헌 예비후보는 3.9%에 그쳤다. 정당별 지지도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46.6%로 1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자유한국당이 28.7%, 바른미래당이 6.6%, 정의당 4.1%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방법은 100% 전화자동응답(ARS)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은 무작위 전화걸기(RDD)로 선정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4.4p%이며, 응답률은 4.2%다.(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 인천- 10곳 모두 석권 ‘목표’
 
인천은 10개 구·군 기초단체장 선거가 벌어진다. 이 중 5곳(중·남·남동·부평구·옹진군)은 현역 구청장이 빠진 무주공산 지역이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정통 보수 강제 지역이지만 남북평화의 훈풍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최대 변수다.
 
‘인천 정치의 1번지’ 남동구의 경우 민주당 이강호 후보, 한국당 김석우 후보, 바른미래당 이화복 후보, 정의당 배진교 후보의 치열한 4파전이 예고됐다. 진보 정당과 보수 정당이 각각 2명의 후보를 앞세우며, 각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호 후보는 높은 정당 지지율을, 배진교 후보는 전직 구청장의 프리미엄을, 김석우 후보는 ‘남동 인연 20년’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부평구의 경우 ‘젊은 피’ 민주당의 차준택 후보와 ‘노련미’를 앞세운 한국당의 박윤배 후보 간 접전이 예상된다. 차준택 후보는 부평 토박이로서 문재인 정부와 긴밀한 접촉을 통해 내실 있는 부평 발전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이에 박윤배 후보는 부평 지역 경제 침체 극복을 위해 오랜 경험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며 맞수를 두고 있다.
 
옹진군의 경우 인천 내에서도 보수 텃밭으로 꼽힌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진보 정당은 후보조차 못 낼 정도였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무투표로 당선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남북 평화 기류 속 민주당이 장정민 후보를 냈고 이 외에 한국당 김정섭 후보, 무소속 김기조·손도신·김필우 후보가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남구의 경우 민주당 김정식, 한국당 이영훈 후보를 비롯해 지역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정의당 문영미 후보가 맞붙는다.
 
계양구의 경우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박형우 후보의 아성에 야당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당 고영훈 후보가 계양구의회 후반기 부의장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 계양구 정치 지형의 균형을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이 밖에 무소속 이한구 후보가 나선다.
 
강화군의 경우 전·현직 군수인 한국당 유천호 후보와 무소속 이상복 후보 간 3번째 맞대결이 펼쳐진다. 같은 보수 성향의 두 후보는 당초 새누리당 소속이었지만, 이 후보가 2012년 보궐선거 공천에서 탈락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당시에는 유 후보가 승리했지만, 2년 뒤 리턴매치인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이 후보가 승리해 1승1패의 이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한연희 후보가 변수로 등장했다. 민주당은 한 후보를 앞세워 강화군에서 첫 당선의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연수구의 경우 민주당 고남석 후보, 한국당 이재호 전·현직 구청장 후보 간 리턴매치가 펼쳐진다.
 
동구의 경우 민주당 허인환 후보와 한국당 이흥수 후보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허인환 후보는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지난 2006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2010년에는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야권후보 단일화로 당시 민주노동당 조택상(59) 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높은 당 지지율을 기반으로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다. 재선에 도전하는 이흥수 후보는 동구에서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까지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구청 수성’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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