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2일 만에 법정에 출석했지만, 건강을 이유로 6시간 만에 재판을 끝내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4일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2차 공판을 열었다.

지난달 28일 한 차례 출석을 거부한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나온 이 전 대통령은 건강 상태를 호소하며 장시간 재판을 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는 오후 3시 45분경 "이 전 대통령이 더이상 못 있겠다는 의사를 표하고 계신다"라며 "상당히 힘드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다 하지 못한 건 특별기일을 잡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재판은 마쳐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가 "30분 정도 넉넉하게 휴정하고 나서도 어렵겠나"라며 재판 진행 의사를 물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조금 힘들 것 같다. 죄송하다"라며 멋쩍게 웃으며 거부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7일 예정된 기일에 오늘 못한 증거조사를 이어 하겠다"라며 "이달 마지막 주부턴 기일을 (일주일에) 한 번 더 늘리는 식으로 진행하겠다"라고 정리했다.

이 전 대통령 재판은 시작 약 6시간 만인 오후 3시 50분경 종료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오전 재판에서도 "평생 건강을 숨기고 살았지만, 교도소에 들어오니까 감출 수 없게 됐다"라며 "법무부에서 그런 것인진 모르겠지만, 나가서 치료를 좀 받고 오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려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가 "치료를 받으면서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그러면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여론이 있을 것이다"라며 "사람이 두 달간 잠을 안 자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라고 건강 상태를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의 3차 공판은 오는 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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