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밤 깜짝 외출을 한 뒤 2시간20여분 만에 숙소로 복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9시(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0시)께 숙소인 세인트리지스 호텔을 나서 오후 11시20분께 돌아왔다. 그의 친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동행했다.

또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 북한 주요 인물들이 대거 수행에 나섰다.

김 위원장이 호텔을 나서기 40분 전부터 호텔 로비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무장 경찰과 북한 측 경호원 수십 명이 로비를 순식간에 가득 메우는 등 경비가 굉장히 삼엄했다.

로비 뒤쪽으로는 차단봉을 설치해 바리게이트를 만들어 취재진들이 김 위원장의 동선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특히 보안요원들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어라', '카메라 찍으면 안 된다'는 등 휴대폰과 카메라 사용을 제지했다. 반면 북한 기자들은 김 위원장의 동선에 자리를 잡고 대기하는 등 이동이 자유로웠다.

김 위원장이 로비에 나타나기 10분 전, 북한 경호원들은 "다됐지? 다됐어!"라고 서로 마지막으로 점검하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 카메라 기자도 사다리에 올라타 연신 셔터를 누르며 바삐 움직였다.
이후 오후 9시4분께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이 수십여 명의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로비에 등장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 부부장도 흰 블라우스와 검은 정장치마 복장을 한 채 뒤따라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첫 번째 관광 장소로 마리나베이에 위치한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식물원을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옹예쿵 전 교육부장관과 '셀카'를 찍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옹예쿵 전 장관이 본인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찍은 셀카를 올리기도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오후 9시30분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타워 3을 방문했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은 건물 3개가 범선 모양의 스카이 파크를 떠받치는 외형과 멋진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김 위원장은 인파 속에서 환호와 함께 "위원장님"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고개를 돌려 환하게 웃으며 시민들에게 두 차례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의 오페라하우스로 불리는 '에스플레네이드'를 들른 후 오후 11시21분께 호텔로 다시 복귀했다.

한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장은 김 위원장이 호텔을 나선 지 30여분 후 모랑봉악단원으로 추정되는 일부 인사들과 함께 호텔 밖으로 나서는 모습이 목격됐다. 오후에 외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긴 바지와 같은 색 반팔 티셔츠 차림에 흰색 가디건을 두른 모습이었다.
현 단장은 김 위원장이 복귀하고 20분이 지난 다음 호텔에 도착했다. 현 단장과 함께 외출한 북한 측 경호원들이 흰색 쇼핑백 30여개를 들고 뒤따라 들어오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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