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오는 30일 정년퇴임하는 이철성 경찰청장의 후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청와대에서 내정자를 발표한 뒤 새 청장이 취임하기까지 약 한 달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인선이 늦은 감이 있다.  

14일 청와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치안정감에 대한 인사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후반 늦어도 다음주 후반에는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찰공무원법은 치안정감만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 민갑룡 경찰청 차장, 박운대 인천청장, 조현배 부산청장, 이기창 경기남부청장, 박진우 경찰대학장이 후보군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주민 서울청장과 민갑룡 차장, 조현배 부산청장 등으로 후보군이 압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이 청장이 인천청장에서 서울청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이 청장을 차기 경찰청장으로 낙점한 인사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이 청장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 국정 철학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수사를 총괄 지휘하면서 정권의 눈치를 보고 비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경찰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인선이 안갯속에 휩싸이게 됐다. 

경찰 내에서 손에 꼽히는 기획통으로 불리는 민갑룡 차장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경찰의 숙원사업인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개혁 과제를 주도하고 있는 민 차장은 치안감 승진 1년 만에 다시 지난해 말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차기 청장 후보로 거론돼왔다. 다만 지방청장을 역임하지 않은 것이 지휘관으로서 약점으로 꼽힌다.

경찰청 정보국장, 기획조정관, 경남청장 등을 지낸 간부후보 출신 조현배 부산청장도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치안정감 승진과 함께 인천경찰청장으로 부임해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박운대 인천청장은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박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인 경남고 출신으로 최근까지 지역 안배 측면에서 영남권 출신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박 청장이 경찰대나 간부후보 출신이 아닌, 경사특채 출신이라 약자와 서민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코드'에도 가깝고 하위직 경찰관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말이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부산경찰청장 등 다른 지역의 지방청장을 더 희망한다는 말도 들린다. 

이와 별도로 차기 경찰청장 인사가 다음 달로 늦춰질 가능성도 전혀 없진 않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일부 부처 장관들에 대한 개각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차기 경찰청장도 개각과 시기를 맞춰 내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철성 경찰청장의 임기(2년)는 올해 8월이지만 만 60세 정년에 따라 이달 30일 퇴임한다. 경찰청장 가운데 정년퇴임은 이 청장이 처음이다. 13대 이택순·19대 강신명 청장에 이어 이 청장은 중도 사퇴 없이 퇴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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