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6월 13일 제7회 동시지방선거, 6월 14일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
 
세계를 주목시킨 역사적인 회담과 전 세계 축구인의 대회 사이에 낀 6.13 지방선거가 드디어 끝났다. 어느 선거 때보다 주목받지 못한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가 아닐까 싶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는 .6~7일 마지막 공표일 즈음에 발표된 여론조사에 의해 이미 끝난 선거였다. 과거 선거처럼 밴드왜건효과(band wagon effect:대세론)가 있을 것인가,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동정론)가 있을 것인가, 아니면 부동층 향방이 어디로 흐를 것인가에 대한 분석보다는 여당 후보가 50%를 넘을 것인가? 60%를 넘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어느 정당이 2등할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던 선거였다.
 
그렇다면, 지방선거에 실시된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를 비교해보면 어떨까? 3자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서울과 리턴매치로 주목받았던 경남을 보자. 출구조사와 비교를 위해 방송3사 조사를 기준으로 삼았다.
 
6월 6일, KBS, MBC, SBS 방송3사가 실시하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의 경우는 박원순 49.3%, 김문수 13.6%, 안철수 10.7%로 조사됐으며, 경남의 경우는 김경수 43.3%, 김태호 27.2%로 조사됐다. 서울은 야권 어느 후보도 15%를 넘지 못했으며, 경남은 김경수 후보와 김태호 후보와의 격차가 16.1%로 나타났다.
 
하지만 6.13일 투표 최종결과는 달랐다. 서울은 박원순 52.8%, 김문수 23.3%, 안철수 19.6%의 득표를 보였으며, 경남은 김경수 52.8%, 김태호 43.0%를 얻어 9.8%의 격차를 보였다. 비록 2등과 3등의 결과이기 때문에 크게 관심 받진 않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6월 6일 공표된 마지막 방송3사 여론조사는 1등만 정확히 맞춘 조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일 공표된 여론조사는 대대적으로 공표됐고, 마지막 1주일 깜깜이 선거에서 가장 큰 잣대로 활용되었다. 김문수와 안철수는 15%를 못 넘는 10% 초반 후보로 비춰지고, 김태호는 16% 차이로 크게 지는 후보로 비춰진 것이다.
 
다들 정확한 여론조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정확한 여론조사는 응답률이다. 정확한 여론조사는 설문지다. 정확한 여론조사는 DB가 정확해야 한다. 다 맞는 말이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정확한 여론조사는 모집단이 정확해야 한다. 탄핵과 야당의 분열, 보수층이 오갈 데 없어 방황한다는 분석이 많았던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였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보수가 여론조사에 잡히는지 안 잡히는지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공표보다 더 우선되어야 한다.
 
순위만 맞추는 조사가 결코 정확한 조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든 공표 여론조사가 공표기준인 3-Way만을 만족시키면 되는 상황에서 모집단의 편향과 훼손은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여론조사를 공공재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모집단이 기울어진 부분에 대해서 조사 관계자는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무선조사에서 생기는 의도적 회피와 스팸처리 문제들에 대해서도 대안마련이 시급한 과제다.
 
서울 조사는 코리아리서치센터가 KBS, MBC, SBS 의뢰로 6월 2~5일 4일간 유선전화면접 16%(유선전화번호 기타 RDD), 무선전화면접 84%(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통신사제공 표본) 방식으로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1008명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전체응답률은 14.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경남 조사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각 시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전국 19세 이상)를 서울, 부산, 경기, 경남은 1000명, 나머지 지역은 800명 이상씩을 유무선 전화면접 조사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1~3.5%포인트다. 두 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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