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업계, 하반기 흑자 전망

- 한국 배터리 3사…CAAM 화이트리스트에 지정
- 중국 전기차 배터리,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에 도전
 

석유화학업종 2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중국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가 본격 성장세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과 삼성SDI는 하반기 전기자동차 배터리 출하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에 따른 것으로, 두 업체는 올해 안에 유럽 배터리 생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도 일본의 혼다자동차 등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배터리 업계 시장 선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친환경전기차 보급정책과 수요증가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 버스 및 트럭 판매량이 급증한 데 힘입어 매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공세 강화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중단 정책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판매는 다소 고전하고 있지만,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해외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들이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의 화이트리스트에 지정되면서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중국의 견제가 곧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는 올 1~4월 기준 전세계 전기차종 배터리 출하량에서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에 출하된 배터리 총량은 약 15.8GWh로 전년 동기 대비 80.8% 급증했다.

LG화학은 1.6GWh로 출하량 성장률(38.9%)이 시장 평균을 밑돌아 전년 동기 2위에서 4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삼성SDI는 879MWh로 전년 동기 대비 47.1% 증가했으며, 순위는 전년 동기 7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기 6위였던 PEVE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순위가 하락한 데 따른 반사이익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과 삼성SDI의 출하량 성장은 각 기업의 배터리 탑재 모델들의 판매 증가 요인이 컸다. LG화학의 주요 공급사는 GM볼트·포드·크라이슬러·아우디·볼보 등이며,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BMW 530e 등으로, 이들의 판매 호조가 배터리 출하량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배기가스 및 연비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모델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있어,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만 7조 원을 거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주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3세대 전기차(500Km 이상)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경쟁 우위를 지속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국내 기업… 세계 배터리시장 석권 가속화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는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적용한 파우치 타입이어서 폭발 위험이 없고, 표면적이 넓어 열 발산이 용이해 배터리 수명이 긴 장점이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 소재를 생산해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다.

LG화학은 2016년 말 폴란드에서 전기차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었으며, 폴란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오창-홀랜드-남경-브로츠와프’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28만대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LG화학은 전 세계 배터리 메이커 중 유일한 화학기반 회사로, 소재 내재화를 통한 원가경쟁력이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삼성SDI는 향후 전기자동차의 시장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라인 추가 증설 등 2020년까지 총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매출 10억불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는 맞춤형 팩 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내놓은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 ‘확장형 모듈’은 모듈 1개당 24개 이상의 셀을 넣을 수 있는 첨단 기구설계 공법을 적용했고, 기존 대비 2배가 넘는 6~8kWh의 에너지 용량을 구현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배터리의 잠재력을 끌어낸 삼성SDI는 고효율, 고에너지 밀도의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두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헝가리 코마롬에 총 8402억 원을 투입해 2022년에 본격적인 생산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1.5%(2017년 기준) 수준이다.
 
중국 CATL, 거대 기업 테슬라에 맞선다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합작해 미국 네바다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세울 정도로 테슬라와의 관계가 돈독한 편이다.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원통형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노트북PC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시장을 형성해 온 전통적인 방식의 배터리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는 IT기기용으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원형을 유지해야 하는 디자인의 한계가 있고 배터리 경량화가 어렵다. 또 냉각방식의 한계로 열에 의한 성능 저하가 빨라 수명이 짧은 것이 단점이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열 발산이 용이한 파우치 형태가 앞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우치 형을 제조하는 국내 기업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다.

한편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리튬 이온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 건설 계획을 공식화하는 등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향후 기가팩토리와 차량 생산 기능을 합친 생산라인 구성에도 주력할 방침이어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현재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는 CATL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테슬라의 목표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이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늘려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공장이 재가동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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