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한 정당이 승리했고, 그 외의 모든 정당들은 패배했다. 이제 정당들,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관심은 2020년에 실시될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이다. 그리고 각 정당들은 그 총선거에서 간판 역할을 하게 될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들 중에는 정의당을 제외한 4개 정당이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해야 할 상황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의 임기만료에 따른 당대표 선거이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선거 참패에 따른 인책성 당대표 선거가 될 것이다. 민주평화당은 신생 정당으로서 지도부를 새롭게 구성하기 위한 당대표 선거이다.
 
각 정당들은 9월의 정기국회를 앞두고 앞으로 2개월 이내에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야당들이 자신들의 정당을 회생 가능하게 할 당대표를 선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필요한 대목이지만,
 
필자가 주목해서 보고 있는 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 선거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의 진정한 실력으로 다음 총선에서 과반수를 달성하여 적폐청산의 완성과 재집권의 꿈을 이루어 낼 수 있을지에 따라 우리나라 정치 발전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가가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구체적인 경선룰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자천타천 당대표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만 해도 20여 명에 이른다. 이종걸 의원은 이미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자만을 놓고 본다면 풍년이다. 그런데 그 면면을 살펴보면 어떠한가? 그리고 내용은 어떠한가?
 
현역의원으로는 최다선인 7선의 이해찬 의원을 필두로 5선의 이종걸, 4선의 김진표, 박영선, 설훈, 송영길, 최재성 의원, 3선의 우원식, 윤호중, 이인영 의원, 재선의 박범계, 전해철 의원, 초선의 김두관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고, 정부 인사로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도 거론되고 있다. 드림팀을 방불케 할 정도이다. 그런데 과연 이들이 더불어민주당을 이끄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좋은 일일까?
 
더불어민주당은 그 전신 정당을 포함해서 연공서열을 상당히 중요시하는 정당이다. 위기의 시기에는 오히려 그 강도가 더 강해진다. 지난 총선에서는 당대표가 멀쩡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과는 결이 다른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하는 과감함을 보여줬으며, 18대 대선에서 패배했던 문재인 의원은 당이 쪼개질 것을 각오하고, 당권을 접수하여 대권의 길로 활용했다.
 
손학규, 정동영 의원 등도 당에 복귀하는 길로 당권을 적절히 활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위기 시에는 위기라서, 평상시에는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하기 위해서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가지고 이렇게 연공서열을 강요한 것이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9년 만에 정권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 때와의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당권싸움은 친문인지 아닌지, 문재인 정부를 어떻게 서포트 할 것인지가 단 하나의 경쟁 이슈이다. 명색이 여당의 당대표를 선출하는 데 대통령과의 친분이 잣대가 되고, 대통령의 예스맨 경쟁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는 얘기인가?

그들의 당권 경쟁에 국민들은 아예 배제되어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무색하게 모든 권력은 정당으로부터 나온다는 ‘정당주권주의’가 만연한 요즘이지만, 국민 생각도 좀 해야 할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낮지만 야당이 제대로 정신만 차리면 정부 여당도 한 번에 훅 갈 수 있다. 그렇다면 이해찬 의원 등 현재 거론되는 인사들은 여당의 대표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부자 몸조심하듯 잘나갈 때 미래를 준비하는 여당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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