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시아의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는 93세이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말레시아를 철권 통치하고 물러난 후 15년만의 복귀다. 그는 자신의 후임인 나집 라작 총리가 부패와 무능으로 치닫자 집권당을 탈당, 야권연합 ‘희망연대(PH)’를 이끌고 지난 5월 9일 총선에서 승리, 다시 총리로 복귀했다. 
말레시아의 총선은 두 가지 예상을 뒤엎었다. 하나는 야권 연합의 승리였고 다른 하나는 93세 마하티르 전 총리의 복귀이다. 5.9 총선에서 61년 동안 집권해 온 ‘국민전선’의 압승이 예상되었다. 엄청난 선거자금 살포와 방대한 당 조직 동원 때문이었다. 그러나 졌다. 국민전선의 패인은 라작 전 총리 부부의 부정부패와 압제에 대한 3000만 말레시아 국민의 실망과 분노에 기인했다. 라작 전 총리의 자택에서는 총선 직후 수사팀의 자택 급습 결과 현금 2천860만 달러가 발견되었다. 그의 부인은 2천730만 달러의 분홍색 22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소유하고 있다.
라작 전 총리의 집권당은 유세 때 26세 이하 젊은이들에게 세금을 면제해 주고 공휴일을 2일 더 늘려주겠다는 등 퍼주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내걸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거기에 현혹되지 않고 독재자였지만 ‘근대화의 아버지’로 추앙받았던 마하티르 전 총리를 선택했다.  
마하트리는 산부인과 의사 출신이다. 그의 건강 비결은 간단하다. 소식하며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다. 78세로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며 공부했다. 그는 “은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93세 마하트리의 총리 복귀는 중년과 노년층에게 삶에 대한 값진 교훈을 준다. 중년층에게는 현대인에게 생산적 활동이 90대 까지 가능하므로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60대로 끝나지 않고 90대까지 계속 일해야 한다는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마하트르 총리는 젊어서부터 일 중독자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지금도 자기 나이의 절반밖에 안 되는 젊은이들 보다 더 역동적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그의 지적 기민성은 옛날과 다름없고 판단력 또한 날카롭다. 그는 취임 한 달 만인 6월 중순 일본을 전격 방문, 일본 자본 유치에 나섰다. 자국 내에 깊이 침투한 중국 자본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6월1일 자 보도에 따르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멜레온과 같이 변하고 변덕스러워 만나고 싶지 않다”고 일갈하였다.
2004년 11월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은 20대와 60대의 “뇌세포는 전혀 다르다”며 자신은 “60대에 가능한 한 책임 있는 자리에 가지 않고, 65세부터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마하티르의 총리 복귀 소식을 접하며 유 전 의원의 경박함이 다시금 떠올랐다. 
영국 BBC 라디오의 앨리스테어 쿠크 씨는 95세 까지 매주 1 회씩 58년간 “미국으로 부터온 편지” 제하의 논평을 방송했다. 그는 95세 때 ‘뇌세포’에 문제가 생겨서 방송을 중단한 게 아니다. 심장병 악화 탓이었다. 미국 CBS 방송의 전설적 앵커인 월터 크롱카이트 씨는 은퇴한 후 91세에 다시 ‘은퇴생활 TV’의 주 1회 진행자로 복귀해 활약한 바 있다.
일부 노인들은 늙음·병약·무사를 핑계 삼아 태만과 안일에 빠진다. 그러나 비록 몸은 민첩하지 못해도 마하티르처럼 “은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한다. “젊어서 고생했다”며 무사안일에 빠질 게 아니라 집안일이라도 땀 흘려 도와야 한다. 늙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콜라텍” “청춘클럽”을 찾기보다는 생산적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 마하트리, 쿠크, 크롱카이트 등 90대 노신사들의 보람찬 삶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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