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증권 노조는 구본무 회장 등 오너 일가를 비난하면서 한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LG카드로부터 불량채권을 수주 받아 채권회수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미래신용정보가 대주주 일가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 표면적으로 미래신용정보는 LG그룹과 아무 계열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미래신용정보의 전신은 LG카드 채권팀으로서 채권 추심을 맡은 하나의 부서였다. 그러던 중 98년에는 ‘LG신용정보’라는 이름으로 LG카드에서 분사한 뒤 사명을 바꿔 지금의 미래신용정보로 이어지고 있다.

LG카드가 채권 추심 업무 부서를 분사시킨 이유는 채권 추심 업무의 특성상 연체 고객들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는 경우가 허다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분사에 이어 사명까지도 ‘LG’에서 ‘미래’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미래신용정보는 분사 당시 LG카드가 100% 지분 출자한 자회사였으나 98년 9월 정광수 미래신용정보 회장이 전체 지분의 40%를 사들이고 코오롱할부금융, 하나은행, 유아무개씨 등도 지분을 사들여 LG카드는 현재 19%까지 지분을 낮춘 상황이다.이렇게 해서 미래신용정보는 LG와는 완전히 계열분리를 했음에도 노조는 “미래신용정보와 대주주 일가가 전혀 무관하지 않은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붕락 위원장은 “미래신용정보의 고위경영진 A씨가 구자경 명예회장의 개인 재산 관리인으로서 사실상 구 명예회장이 미래신용정보의 특수관계인”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미래신용정보가) 자본금 30억원에 이익잉여금이 자본금의 6배에 달하고 영업이익이 2,300억원에 이르는 데도 불구하고 LG카드가 이 회사를 분사한 이유는 구씨 일가를 위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김 위원장이나 노조는 보다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같은 주장을 계속 반복하는 한계를 보였다. (주)LG는 “A씨와 구자경 명예회장이 어떤 관계인지조차 모른다”며 “구 명예회장이 뭐가 부족해 딴 주머니를 챙겼겠나”며 의혹을 부정했다. 한편 미래신용정보의 A씨측은 기자의 수 차례 확인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아무 확인도 해주지 않았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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