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의 유동성 위기로 뜻하지 않게 LG투자증권까지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LG카드에 8% 지분을 출자한 LG증권이 내년 3월까지 1조원대 유상증자의 총대를 매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카드 수렁에 증권이 빠져들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LG카드에 따르면 구본무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채권단으로부터 2조원의 자금 지원을 받아내는 조건으로 올해 말까지 3,000억원, 내년 3월말까지 추가로 7,000억원의 자본 확충을 약속했다.

이전(6월)에 있던 유상증자에서 주간사로 참여했던 LG증권이 이번에도 주간사로 참여한다. LG증권은 6월 당시 수수료 수익으로 100억여원을 벌어들였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LG증권이 실권주를 모두 인수하는 ‘총액인수방식’으로 증자가 진행되기 때문. LG카드에 매각설까지 나돌고 있는 흉흉한 분위기에 대량 실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고조되는 마당에 쭉정이 같은 주식을 모두 쓸어 담는 몫을 담당하게 생긴 것이다.하루라도 빨리 LG증권이 LG카드와 관계를 단절하는 게 살길이라는 관측도 있다.

LG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LG카드 지분 8%를 모두 손실처리해서라도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를 의식한 듯 LG증권은 지난 11월24일 오전 임직원 회의를 열고 7,000억원 총액인수에 관한 법적 검토까지 들어가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시장에서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11월 중순까지 1만1,000원대를 보이던 이 회사 주가는 실권주 처리와 관련해 총액인수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11월27일 현재 주가는 8,2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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