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Said the Worst Is Over?(누가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말했나?)’4개월전인 지난 7월30일 모건스탠리증권이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를 예견하며 작성한 보고서의 제목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마이클 정 연구원은 이 보고서로 인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로부터 “근거가 부족하다”며 공격받은 데 이어 금융당국으로부터 보고서 작성에 불순한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까지 받기도 했다.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 이 보고서는 모건스탠리의 냉철한 시각과 정확한 분석 능력을 과시하게 되는 효자가 됐다.

보고서 요지는 LG카드의 현재와 미래 현금 자산으로는 다가올 채권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것. 이에 따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실매출채권을 헐값에라도 처분하거나 채권상환 만기일을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고서가 작성된 때는 LG카드가 유상증자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자평한지 1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LG카드의 반박이 이어졌다. LG카드는 보도자료를 내고 “7월중 차입금 1조6,000억원을 상환했으며 2조원의 신규조달로 유동성이 6월말 현재 2조8,000억원보다 5,000억원 증가한 3조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8∼9월간 만기도래액 3조4,000억원에 4분기 만기도래 2조1,000억원 등 연말까지 총 차입금이 5조5,000억원이지만 이 달(7월) 이후 6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마이클 정 연구원은 “LG카드의 자금조달계획은 회사측 예상일 뿐 성공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올해 3분기를 넘긴다 해도 영업에서 지속적인 적자를 내고 있는만큼 현주가는 높게 평가돼 있다”고 재반박했다.결과적으로 모건스탠리증권의 분석이 정확하게 들어맞게 된 이 시점에서 시장과 해당 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로서의 양심이 더욱 요구받게 됐다. <산>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