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비리특검팀을 이끌고 있는 김진흥 특검은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묵묵히 자신이 맡은 일을 추진해나가는 소신파이자, 학구파로 통한다. 김 특검은 실제 군 법무관 시절부터 틈틈이 써온 학술논문이 15편이나 되며 2000년에는 ‘일반인을 위한 하도급거래 생활법률의 기본지식’이란 책도 펴냈다. 법조계에선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의 문제점”이란 판례연구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런 열정으로 김특검은 서울지방 변호사회 ‘변호사 안내 사업회’ 운영위원장, 법제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또 현재 단국대 법대와 행정법무대학원의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며 한국경영법률학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특검은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전북대 법대에 진학한 뒤 67년 처음 시행된 군법무관 시험에 합격해 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3년 동안 육군 법무관으로 근무하며 국방부 송무과장, 육군본부 고등검찰부장, 법무차감 등을 지냈다. 김 특검은 군법무관 시절인 지난 79년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항소심 공판에 배석판사로 참여했고, 암살에 가담한 김 부장의 부하 박흥주 대령의 주심을 맡았다. 90년 대령(육군 법무차감)으로 예편, 현재 변호사 개업이후에는 국선변호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활동해 왔다.

이처럼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이고 정치색이 없는 합리적인 성향의 법조인이라는 법조계 내 평가 덕에 그는 대한변협 상임이사들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아 특검 후보에 올랐고 특별검사로 임명됐다. 김특검은 특별검사로 임명장을 받은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범학교와 군에서 생활하면서 옳은 것을 배우고 가르치려 했다”며 “변호사 일도 그렇게 해 왔고 이번 사건도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개인적인 손익을 떠나서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원칙은 ‘최고 권력자’에게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