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텍 지분을 정의선현대차그룹 부사장에게 헐값에 넘기려다 여론에 호되게 맞은 뒤 후계구도에 전전긍긍하던 현대차그룹이 다시 정의선 부사장에게 그룹 인수 종잣돈을 마련해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7일 현대차 등 7개 계열사들이 계열사인 해비치리조트에 지난 2001년 11월 22일∼12월 26일 기간중 회원 모집한 제주다이너스티 휴양콘도미니엄 회원권을 221억원이란 고가에 구입 지원했다는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등 계열사들은 회원권 구매시 계약금 90%를 계약시 납부하고, 나머지 10%는 준공시 납부하게끔 한데 반해 일반법인과 개인은 계약금 20%만 받은 것으로 드러나 계열사들로 하여금 계약금 선납 등으로 이 회사를 지원케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비치리조트는 지난 6월 26일 정의선씨가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옛 한국로지텍)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위아에 각각 주당 4,478원에 310만주 취득원가 30여억원(지분율 25%)에 장외에서 매각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현대차그룹이 해비치리조트를 계열사 지원을 통해 우량회사로 키워 정의선 부사장을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자동차 물류 회사인 글로비스는 정의선 부사장이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정몽구 그룹 회장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비치리조트는 지난 90년 2월 1일에 설립됐으며, 제주도 남제주군 일대에 27홀 규모의 골프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각전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은 현대차 50%, 기아차 40%, 현대모비스 10%를 소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와관련, “아직까지 적자 상태인 기업으로 현대차는 거래가의 2배 수준에서 팔아 차익을 얻었으며, 글로비스 입장에선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겨냥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설명과 달리 해비치리조트는 지난 해 매출 82억원으로 약 10억원의 흑자를 올렸으며, 그동안의 적자는 공사비 등을 외부 차입으로 의존했기 때문인데 현대차가 인수한 이후 공사비 등의 외부 차입금을 다 갚은 이후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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