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중수부장 ‘옷 벗을 각오로 수사 임해’검찰의 SK강경수사로 촉발된 노대통령의 재신임 선언. 검찰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노대통령의 재신임 시기가 검찰수사가 끝난 이후와 맞물려 있어 검찰의 수사결과에 정치권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수사는 결국 노대통령의 ‘허’를 찌르는 결과를 낳았다. 노대통령은 지난 4월 ‘평검사와의 대화’이후 검찰의 수사권 독립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이후 검찰수사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흘러갔다. 노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안희정씨와 염동연씨가 검찰수사망에 걸려 들었고, 이어 양길승 전청와대 부속실장 향응파문이 확산되면서 검찰의 수사칼날은 매섭게 청와대를 위협했다. 그리고 대통령의 30년 집사인 최도술씨마저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 들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노대통령은 재신임까지 선언하게 됐고, 정국은 혼돈에 혼돈을 거듭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노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와 검찰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그렇게 된데에는 인사권 ·감찰권 문제 등 여러 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청와대와 검찰의 시각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우선은 강금실 장관의 임명문제다. 임명 당시 검찰 내부 분위기는 ‘썩’ 좋지 못했다. 서열을 어느 조직보다 중요시하는 검찰로서는 강장관의 파격임명을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강장관의 튀는 발언과 행동에 대해 검찰 일각에서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강장관과 송광수 총장과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지속됐고, 여기에 강장관의 인사방식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게 터져 나왔다. 또 검찰이 보수성향이 강하다는 것도 현정부와 발이 맞지 않는 이유다. 노대통령이나 강장관은 지나치게 진보성향을 가진 반면, 검찰은 보수성향이 강한 집단이다.

이미 노대통령이 당선된 직후부터 검찰 일각에서는 노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검찰내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검찰내 반노·반강금실 분위기가 강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노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를 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 정권에 비해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 같은 게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노대통령의 재신임 선언으로 본의아니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안대희 대검중수부장은 SK수사를 하면서 상당한 고민을 했다는 후문이다. 평소 원칙적인 검사로 정평이 난 안부장검사는 수사를 하게 될 경우 몰아닥칠 정치적 파장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평소 소신대로 수사를 밀어붙였다. 이미 노대통령 최측근 인사를 두명이나 수사한 안부장검사는 최도술씨 수사까지 할 경우 자신에게 미치게 될 불이익까지도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일각에서는 ‘안부장이 옷을 벗을 각오를 하고 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었다, 안희정씨와 염동연씨 등 두명의 대통령 측근들을 수사하면서부터 안부장검사는 청와대와 법무부의 ‘눈엣가시’였다. 그래서 지난 8월 인사때 검찰안팎에서는 안부장검사를 이동시킬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하지만 좀 더 두고 본 후 내년 3월인사로 미뤘다는 후문이다. 이를 알게 된 안부장검사도 이번 수사이후 옷을 벗을 각오라는 얘기를 측근들을 통해 이미 내비쳤다고 한다. 검찰주변에서는 노대통령의 또다른 측근 비리 정황까지 포착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관계자들은 청와대와 검찰은 ‘물과 기름’같은 관계라고 말한다. 검찰내에는 노대통령이나 강금실 장관에 대한 비판 세력도 적지 않다. 여하튼 검찰은 노대통령의 재신임 선언으로 인해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 어떤 결론을 내릴지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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