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기관 정기.비정기 조사 발표 ‘신중’해야  


현재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되어 있는 79개의 여론조사기관 중 매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만족도와 각 정당의 지지도, 그리고 각종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공표하고 있는 대표적인 두 기관이 있다.
 
바로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이다. 이들 두 기관은 매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여 유권자들에게 선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많은 언론사가 이들의 자료를 활용하여 기사를 작성하고, 또 정당들은 전략을 수립하고 수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그 밖의 많은 여론조사기관들이 정기여론조사, 비정기여론조사 등을 통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대변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기관의 여론조사결과에 대한 기사를 접하다 보면 ‘전주 대비 크게 상승’, 혹은 ‘지난 조사 대비 대폭 하락’, ‘1.5%p 상승‘ 등의 문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잘못된 것은 아니나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표현들이다.
 
‘크게’, ‘대폭‘이란 표현은 상대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해석하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p 상승’ 등의 표현 역시도 실제 10명 미만의 응답자나 인구비례할당 가중값 적용 방법에 따라서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수치다.
 
실제 조사 결과가 유의미한 의미를 갖고자 한다면, 오차범위 밖의 차이를 보여야 하는데 이때, 오차범위라 함은 오차가 발생하는 값의 범위를 의미한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 ‘95% 신뢰수준에 ±4.4%’가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에서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가 ±3.1%일 때, A후보의 지지율이 40.0%라면, 지지율 범위는 36.9%~43.1% 사이란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1%p 상승’은 여론조사 내에서 큰 의미를 갖지 못해 해석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굳이 표현하고자 한다면, ‘오차범위 내에서 1%p 상승’이란 자구를 추가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언론사들이 유권자가 기사 내용을 오해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 값에 대한 차이만 비교할 뿐, 이에 대해 어떠한 유의점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주의 문구가 없는 담뱃갑과도 같다.
 
방송·언론사들은 현재 기사를 작성할 때, 공표보도정보(조사기관, 조사지역, 조사기간, 조사방법, 표본오차, 응답률, 표집틀 및 표집방법, 가중값산출 및 적용방법 등)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오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전문용어가 혼재되어 있어 유권자가 해석하기 어렵고, 뉴스방송보도에서는 심지어 해당 부분이 너무 작게 보도되고 있다.
 
여론조사는 국민의 눈과 귀를 대변하는 통로다. 유권자가 여론조사를 받아들일 때 있어 결과를 잘못 해석하지 않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위해서는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사의 도움이 절실하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펜이, 마리오네트의 실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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