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매출 누락 건으로 조사…가맹본부·점주 간 협의는 지지부진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이사장 김철환)이 운영하는 면요리 및 돈까스 전문점 ‘국수나무’의 일부 가맹점들이 현금매출누락과 관련한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현재 해당 가맹점들은 국수나무 가맹본부와 보상과 배상 등을 놓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가맹점주는 “국수나무 가맹본부는 세무조사가 시작되기 전 고지를 해주지 않았고, 조사 소명 과정에서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의 과정 역시 진통이 예상된다. 

일부 가맹점주 “가맹본부 도의적 책임이라도 져야”
경제적 타격으로 생계 유지 힘들다는 호소도 나와


국수나무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현금매출누락 관련 세무조사를 받게 된 시점은 올해 초부터다. 세무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가맹점주협의회가 만들어진 것은 1월이지만 소식을 듣지 못한 일부 가맹점들은 2월 이후 산발적으로 세무조사 통지를 받았다.

세무조사 진행 배경은 국수나무 가맹점의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매출분에 대한 현금매출 누락이다. 또 다수의 가맹점주들은 세무조사가 갑작스럽게 진행됐고, 가맹본부로부터 누군가에 의한 고발이라는 안내만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세무조사로 부과된 세금은 가맹점 별로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1000만 원이 넘어가는 등 천차만별이라는 설명이다. 한 가맹점주의 경우 2000만 원에 육박하는 세금을 부과받았다고 주장했다.

혼란스러운 점주들

정보공개서상 국수나무 가맹점 수는 2016년 기준으로 488곳이다. 국수나무 가맹점주협의회 소속의 한 가맹점주는 “아직 전수조사 전이기 때문에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대략 80~90%가량의 가맹점이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국수나무가맹점협의회는 세금 부과 현황과 지표를 문서화 하고 ▲국수나무 가맹본부의 금액 제시 독촉 ▲ 협의회 배상금 내부 기준안 산정 ▲ 금액 수준에 따라 2차 교섭 시나리오 마련 ▲ 설문 조사 결과 확인과 구체적 반영 계획 등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당 세무조사 진행 과정만 살펴보면 통상적인 절차로 보인다. 일부 국수나무 가맹점이 고의 여부를 떠나 현금매출을 누락했고 세무 당국이 고발을 받아 조사를 실시,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일요서울이 취재한 가맹점주들도 “(자영업자인) 내가 알았든 몰랐든 법을 어겼다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가맹점주들 대부분은 몇 가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억울함이 존재한다고 토로한다.

첫째는 세무조사가 갑자기 진행된 점과 일부 가맹점이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국수나무 가맹본부가 말하는 ‘누군지조차 모르는 고발자’의 존재다. 특히 매출 자료는 국수나무 관계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억울하다는 것이다.

피해를 호소한 한 가맹점주는 “매출 자료가 유출됐고 세무조사가 시작될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소명하는 데 도움이 됐을 텐데 너무 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고발자가 누군지만이라도 알고 싶다”고 답답해 했다.

둘째 현금매출 누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금이 부과된 부분이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가맹점의 가매출, 포스상 매출과 실제 매출의 차이 등이다. 아울러 일개 자영업자가 2012년부터 매출분의 소명자료를 여태껏 보관할 수 있었겠냐는 억울함이다.

셋째는 국수나무 가맹본부의 책임 소재 여부다. 세무조사와 관련한 국수나무 가맹본부의 법적인 책임은 없으나, 가맹점들이 생계의 타격을 입은 만큼 가맹본부로서 도의적인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각각의 가맹점주마다 말하는 책임의 범위는 다르지만 우선 매출 자료가 유출된 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가맹본부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도움을 줬다는 이들도 있지만 “가맹본부로부터 아무런 안내도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항의하는 점주도 있다.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2년가량 국수나무 가맹점을 운영하다 폐점했다고 밝힌 한 가맹점주는 “나 같은 경우 양도양수를 위해 가매출을 잡아놓은 적이 있다. 그런데 세무조사 소명 과정에서 가매출 기록을 가맹본부가 주지 않아 세금 부과 액수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조심스러운 가맹본부

그러면서 “현재 생계마저 힘들어져 세금 납부 유예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면서 “개인적으로 장사는 국수나무 가맹점이 처음이었는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누가 가맹사업을 하겠냐”고 덧붙였다.

해피브릿지협동조합과 국수나무가맹점주협의회는 해당 사안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일요서울은 사실 확인과 가맹본부·점주 간 협의 진행 상황에 대해 국수나무를 운영 중인 해피브릿지협동조합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은 없었다.
 

마찬가지로 가맹점주협의회의 한 임원 역시 “그러한 사태가 발생했고, 협의 중이라는 것은 밝힐 수 있지만, 그 외에 어떠한 것도 정해진 바가 없어 추가적인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가맹점주협의회 회원은 “배상과 보상을 원하는 점주도 있고, 앞으로의 상생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는 점주도 있다”면서 “모두의 의견을 종합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당 사태를 기점으로 가맹점주와 가맹본부가 모두 발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맹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 특성상 세금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국수나무 사태도 상생을 전제로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힘을 모아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억울한 것은 풀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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