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들과 결탁 수십억비자금 조성 의혹”제기“워크아웃 상황서 비자금 원천적으로 불가능”반박강원랜드 공사 수주 과정에서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 대기업 건설회사들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검찰에서부터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검찰은 현대그룹과 SK그룹의 비자금 사건을 조사중이라 검찰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자금 조성 조사가 더욱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게 재계의 우려다.이번 비자금 조성 파문에 연루된 대기업은 대우건설과 한화건설. 대우건설은 강원랜드의 메인카지노, 스몰 카지노 등 카지노 공사와 관련,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 흘러나온 얘기에 따르면 검찰의 시각은 대우건설의 비자금 조성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대우건설의 반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와관련 “공사금액은 1,800억원 선이며. 워크 아웃 기업이라 결제를 채권단으로부터 받아야 하기 때문에 비자금을 조성하기란 원천적으로 거의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에 의해 거론되고 있는 대기업은 한화건설. 한화건설의 공식입장은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았고, 카지노 공사와도 무관하다”고 강변했다.당사자들의 극구 부인에도 비자금 조성 의혹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일단 비자금 조성의혹은 검찰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문으로만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아 경우에 따라서는 큰 파문이 일 조짐이다.대우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연초부터 꾸준히 나돌았었다. 연초 대우건설은 위장계열사로 의심받았던 10여 개사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는데, 당시 소문에는 대우건설이 이들 위장 계열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공정위 조사가 끝나자마자 대우건설은 이들 회사들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 부분에 대해 대우건설은 대우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정리하지 못한 자회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편입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대우건설의 비자금 조성을 확신하는 분위기. 그도 그럴 것이 검찰은 강원랜드 공사 수주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혐의를 받고 있는 D공영 사무실을 급습, 관련 서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 검찰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강원랜드 공사비리와 관련해 수사 중이던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D공영의 회계 장부에서 대우건설 뿐만 아니라 한화건설의 부외자금(비자금) 조성 단서를 함께 포착했다. 또 일부 보도와 검찰 안팎에서는 대우건설이 카지노 공사와 관련, 10여개 하청업체들로부터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D공영은 대우건설이 착공했던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 진입로 공사 보수를 맡았던 회사. 대우건설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애초 진입로 공사를 맡았지만 공사의 하자가 발생해 강원랜드가 새로운 보수 공사업체를 선정했다. 그 업체가 바로 D공영. 대우건설의 비자금조성의혹이 불거진 것은 진입로 보수 공사에 맡은 D공영이 대우건설에 일부 공사비용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약 1억원 가량을 과다로 지급한 부분이 드러나 비자금으로 오해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측은 “강원랜드 공사를 독식하다 보니 불만을 품은 업체가 악의를 가지고 음해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면서도 “검찰 조사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건설측은 “비자금 조성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일부 보도에서 알려진 것과는 별개로 한화건설의 관련 부분은 와전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건설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강원랜드 카지노 공사에 참여한 일이 없다. 다만 구설수에 오른 것은 공사 수주와 관련,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D공영과의 과거 하청 관계때문. 한화건설은 D공영과 과거에 딱 한차례 하청 관계를 맺었는데 이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 회사의 장부를 뒤지다가 이 사실을 알아낸 것. 한화건설 기획실 관계자는 “노코멘트가 회사의 공식입장”이라며 비자금 조성의혹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D공영 홈페이지에 따르면, 92년 창립된 이 회사는 지반 공사 전문업체로 대우건설, 한화건설 및 국내 건설사들과 26개 지반공사 사업을 해왔다. 비자금 조성의혹을 받고 있는 한화건설과 D공영의 거래는 포항시 흥해읍 하수처리 장부지 지질 조사를 하청 받았던 거래로 나타났다. 그러나 언제 얼마에 하청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한화건설 측은 함구하고 있다. 다만 단순한 지질 조사라는 점에서 비자금 조성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올 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D공영은 한화건설로부터 지난 2002년 3월 딱 한번의 공사로 우수협력업체로 선정됐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한화측은 금시 초문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검찰은 혐의를 발견했으나 본격 조사는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재 SK와 현대 비자금 사건을 조사중인지라 인력 부족과 경제 상황을 감안한 조치인 것으로 해석된다.한편, D공영은 강원랜드 공사 수주와 관련, 강원랜드 전 대표이사 등 임직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이 회사 대표이사 박모씨 등 이 회사 임원 서너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이 회사는 지난 92년 전 대우 계열사 출신들이 모여 만든 회사로 알려졌다. 박씨의 경우 지난 2002년 국무총리와 건교부 장관으로부터 표창을 받을 만큼 실력이 있는 엔지니어로 알려졌다. 그는 관련 학회에도 중책을 맡고 있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박씨가 구속되자 창업 멤버인 하모 이사가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됐으며, 사명도 D공영에서 S사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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