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예치와 관련 3년전 가압류시가 900억대 … 예보, 9월말 공매 통해 처분 방침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소송으로 매각이 지지부진했던 나라종금 강남 사옥이 곧 매각 절차를 밟는다. 검찰이 소송을 낸지 만 3년 3개월이 지난 뒤인 지난 4월 17일 가압류를 풀었기 때문. 검찰이 가압류를 해제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재열 나라종금 파산관재인은 “검찰과 경남은행 등 두 건의 소송이 최근 7월에 이르러서야 풀려서 강남 사옥 매각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검찰과 어떤 방식으로 합의를 봤는지는 정확한 내막을 알지는 못하며, 다만 법적 문제는 해결됐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또 이 관계자는 “검찰이 소송을 건 이유도 비자금 회수 때문인지 단순한 예치예금 때문인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나라종금 매각설에 대한 예금보험공사의 입장은 신중했다. 장부가 896억원에 달하는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강남 사옥을 9월 말 공매를 통해 처분한다는 방침이 알려졌지만 예보의 담당자는 공식적인 통보가 없어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나라종금 예보 담당자는 이와관련 “아직 파산 관재인으로부터 강남 사옥의 매각 일정에 대한 공식 적인 통보를 받아본 게 없어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지부진했던 검찰과의 소송문제가 거의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반면 예보에서 파견된 이재열 나라종금 파산관재인은 <일요서울>과의 전화 통화에서 “4년 이상 끌어왔던 가압류 소송 2건이 지난 7월 마무리됨에 따라 강남사옥 매각은 오는 9월말 경부터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종금 강남사옥에 걸린 가압류 등 소송은 검찰이 지난 2000년 1월 건 400억원대 소송과 경남은행이 소송을 낸 1,400억원 근저당권 소송 등 두 건이다. 검찰과의 소송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관련 건으로 알려졌다. 소송을 건 검찰은 지난 2000년 1월 나라종금 강남 사옥을 대상으로 약 408억원 대의 가압류 신청을 해놓았던 것.당시 검찰은 노태우 전대통령이 금융기관에 예치한 비자금을 국가가 환수토록 법원에 소송장을 냈으며, 법원은 강제조정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나라종금 측은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을 승복할 수 없다며 이의 신청을 제기하는 등 검찰과 대립했었다. 검찰이 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은 지난 2000년 6월 검찰이“노씨가 차명으로 맡겨둔 2개의 어음관리계좌(CMA) 예탁금과 운용수익금을 돌려달라”며 나라종금을 상대로 낸 전부금 청구소송에서 “나라종금은 예탁원금 248억여원과 1997년 6월부터 3년간 운용수익 37억여원 등 총 285억여원을 지급하라”고 강제조정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노씨는 97년 4월 법원으로부터 2,628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아 모두 1,742억원을 추징당해 현재 885억원이 미납으로 남아 있는 상태이다. 이에 대해 나라종금 측은 “검찰이 돌려달라는 금액은 이미 지난 해 다 갚았는데도 검찰이 추가로 노태우 전대통령의 자금이 더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지 가압류를 풀지 않았던 것 뿐”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검찰과의 소송을 풀어야만 했지만 검찰은 가압류 해제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했으며, 예보는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었다. 이재열 나라종금 파산관재인은 검찰의 가압류 해제에 대해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검찰과의 소송 문제를 최대한 빨리 풀어야 했으며, 검찰과 이 부분에 대해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법적 해결은 본 것으로 안다”고만 말했다.

이재열 나라종금 파산관재인은 “검찰과의 소송뿐만 아니라 경남은행과의 소송 건도 매각의 걸림돌이었으며, 이 또한 지난 7월 법적으로 해결됐기 때문에 매각이 가능해진 것”이라며 매각이 늦어진 것이 검찰과의 소송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경남은행은 나라종금 강남 사옥에 약 1,400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놓았지만 지난 7월 풀었다. 경남은행 측은 “채권 담당자가 출장인데다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내막을 모를 것”이라면서도 “예보 측과 채권 회수에 대한 협의를 하고 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막에 대해서도 경남은행측은 아는 사람이 없어 뚜렷하게 어떤 입장을 표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 강남역 인근(서초동)에 있는 나라종금 강남사옥은 대지 538평에 지하 7층, 지상 22층 규모로 장부가는 896억원이다. 현시가는 900억원대를 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중에서도 최고의 요지로 꼽히는 나라종금의 강남사옥을 예보가 얼마에 내놓을지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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