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반대, 가덕도 신공항 주장 영남 분열 조장”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6일 “경북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민선 7기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극복’"이라며 “분야별 TF팀을 발족해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선 “당을 해체하고 대통합해서 재탄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의 일문일답.
 

- “삼성電 네트워크사업부 수도권 이전, 지역 경제에 큰 상처... 기업 유치 사활”
- “세계 주요국 보수 정당이 집권... 민생 정당 거듭나면 총선 선전 가능”

 
▲ 민선 7기 인사 조직 개편 방향과 도정에 임하는 각오는.
- 한자리에 오래 일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어느 자리에 있더라도 실적을 내면 승진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만들어 모든 공직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도청 이전에 따른 동남권 주민의 소외감을 해소하고, 동해안 지역 활성화를 위해 동부 청사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 지사가 주 1~2회 직접 근무해 두 개의 청사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 일터가 넘치고 아이들 키우기 좋은 활력 넘치는 경북을 만들어 반드시 경북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
 
▲ 최우선 추진 과제는.
- 민선 7기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극복’이다. 좋은 일자리와 보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 유치 및 공단 분양 TF팀, 문화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공사 설립 TF팀, 농산물 유통구조의 개선과 6차 산업화의 체계적 지원을 위한 농산물유통공사 설립 TF팀을 발족해 가동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러한 모든 것들을 담은 시범마을도 계획하고 있다. 청년 농업인이 안정적인 소득으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 주거 인프라가 망라된 마을을 조성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가 수도권으로 이전한다. 기업유치 계획은.
-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의 수도권 이전은 침체한 경기에 신음 중인 지역 경제에 큰 상처를 주는 행위다. 이전이 현실화되면 협력업체와 인구 감소 등 지역 경제에 추가적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신기술 투자를 촉구하고, 외국으로 이전한 삼성전자 법인과의 인적 교류를 통한 문화관광 활성화 방안도 요청 중이다. 아울러 기업 유치 및 공단 분양 TF팀을 꾸린 뒤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시해 기업을 유치하겠다. 포항 블루베리공단 및 구미5공단을 비롯해 분양률이 저조한 공단이 많다. 토지를 무상 임대 해준다거나 조성 원가보다 훨씬 싸게 분양할 계획이다. 좋은 조건으로 물꼬를 트고 기업이 입주하기 시작하면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일자리와 세입이 늘어나면서 결과적으로는 이득이 될 것이다.
 
▲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입장은.
- 경북은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의 최대 피해 지역이다.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천지1·2, 신한울 3·4) 건설 백지화로 약 10조 원의 경제적 피해와 연인원 1,300만 명의 고용감소라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에 따라 지역 발전 및 지역주민 소득증대를 위한 실질적 대안사업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월성1호기 조기 중단의 경우 지역주민과 사전협의 없이 지난 2015년 6월 경주시민과 한수원 간 체결한 지역발전 상생협력 약속을 전적으로 무시한 것으로서 한수원 본사를 직접 방문해 항의하기도 했다. 앞으로 원전 건설과 운영의 경험과 기술, 인력이 축적된 경북에 원전해체연구소, 원자력안전연구센터, 방사선융합기술원 등을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 대구통합공항 이전과 가덕도 신공항 건설 논란에 대한 입장은.
- 2016년 국토부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가덕도가 아닌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다. 이미 결정 난 신공항 문제를 다시 들고 오는 건 국민에게 설득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영남의 분열을 가져올 뿐이다. 아울러 최종 부지 선정만을 앞두고 있는 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 국방부에 조기 결정을 건의하겠다. 대구·경북의 미래를 좌우할 통합 공항 이전을 반드시 성사시키고, 대구·경북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하늘길을 열겠다. 아울러 경북이 대구와 광역 경제. 문화권을 형성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 한국당의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중앙당과의 정책 공조에 차질이 예상되는데.

- 지방행정의 입장에서 보면 언제나 정치권은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대한 대처가 이미 훈련되어 있다. 그리고 정책 공조는 정부 및 타 지자체, 심지어 외국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특별한 정치적 안건에 해당하지 않는 한 중앙당의 역할이 크지는 않다. 다만 예산에 관해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예산은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심의과정에서도 야당이 충분한 목소리를 내줄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 혁신비대위원장은 어떤 인물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 자유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의 뼈아픈 결과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 참패는
여러 공천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하고, 공평하지 못했던 자유한국당에 대해 청년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혁신비대위원장은 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젊은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보수 대통합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데... 이대로라면 2020년 총선에서 대구·경북마저 힘들다는 우려가 나온다.
-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이 참패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 정치 성향이 진보로 기울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세계 주요국에서 보수 성향 정당이 집권하고 고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경제 호황을 맞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실업률이 치솟고 있다. 보수 정당이 진정으로 혁신하고 국민들과 소통하며 아픈 곳을 보듬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난다면 총선에서 충분히 선전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 보수 참패의 원인과 보수 정당의 나아갈 방향은.
- 개인적으로는 보수 정당을 모두 해체하고 시민사회까지 대통합해서 재탄생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시대에 맞는 가치를 표방해야 한다. 선거를 치르며 젊은이들을 만나보니 자유한국당의 이야기를 아예 들으려 하지도 않았다. 성공과 부를 바랐던 우리 세대와 달리 청년들의 가치관이 공정, 정의 등으로 바뀌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 우리 국민이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는 유연한 정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 끝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선거기간 동안 현장을 돌아다녀 보니 알고 있던 것보다 더 민생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당선된 뒤에도 현장에서 직접 도민들을 만나 애로사항도 듣고 도정 계획도 말씀드리기도 했다. 취임한 지금도 이 마음은 변치 않았다. 도민들이 계신 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가 더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도정에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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