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 박차

자동차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핵심인 주행거리 연장과 원가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또한 파워트레인의 내구성에 따라 전기차 모델 간 판매가치가 달라져, 업체들의 경쟁 요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2020년부터 본격화될 전기차의 대중화를 앞두고, 보쉬코리아의 파워트레인 솔루션 사업부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보쉬 그룹은 이르면 내년에 운전자 조력 시스템으로 20억 유로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SmartStream)’을 새롭게 선보이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섰고, ‘2019 닛산 알티마’도 안전·편의 사양에 따라 파워트레인 성능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파워트레인 기술 적용 전기차… 500km 주행 가능
 
자동차의 파워트레인은 엔진의 발생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과정에 필요한 동력전달장치 시스템을 지칭한다.

지금까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주행거리가 짧고 가격대도 높아 자동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낮았으나, 2020년대에는 주행거리와 가격대가 내연기관차 수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전기차 대중화를 열기 위해서는 파워트레인 시스템 관점에서의 성능개선이 필요하다”며 “전지·모터 등 단위 부품의 개선 여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파워트레인 전체 시스템 개선 노력이 앞으로 활발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전지셀에 들어있는 전지팩 설계를 개선해 파워트레인의 구동 효율을 높이는 시도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닛산은 전지팩 내부 구조를 개선해 공간과 무게 효율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며, 테슬라는 전자팩 내부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무게까지 줄이고 출력 밀도 개선을 위해 모터 내부의 열 관리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GM은 고속 회전에 적합한 모터 부하 설계 기반으로 구리 밀도를 최대한 높인 코일을 적용해 출력 밀도를 최적화했다.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에 앞서있는 독일의 보쉬는 디젤 및 가솔린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 등 다양한 종류의 솔루션 개발을 위해 솔루션 사업부를 신설했다.

특히 보쉬의 대전공장은 스마트 공장으로의 전환을 위해 기계설비의 모니터링 등 솔루션들을 공장에 도입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대전공장에서는 약 20개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완료될 예정이며, 현재 진행되는 모든 프로젝트는 내년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한 LG경제연구원은 “소형 전기차에 보쉬의 파워트레인 기술이 적용되면 500km 가까이 주행이 가능하다”며 “파워트레인 기술의 진화는 전기차 기업 간의 경쟁 방식에도 변화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번 충전으로 5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는 전지셀만으로는 어렵다”면서 “전기차 전용 파워트레인의 진화가 전기차의 대중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연차 연비 규제와 함께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열리면, 전기차 모델 간 연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전체의 에너지 효율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쉬코리아 파워트레인 솔루션 사업부의 알렉스 드리하카 사장은 연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전기 파워트레인은 큰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보쉬는 시스템·부품 및 서비스 솔루션들을 기반으로 파워트레인과 관련된 서비스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보쉬는 지난해 20건의 전기 파워트레인 시스템 생산 계약을 수주한 바 있으며, 총 계약 규모는 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브랜드의 연비 경쟁력은 각 제조사의 신형 파워트레인에 의해 좌우된다”며 “신차 구매조건에 연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을 감안했을 때 현대기아차에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스마트스트림’ 엔진·변속기…고연비 신기술 적용

실제 현대기아차는 신형 파워트레인을 출시할 때마다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된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은 실 연비 개선, 실용 성능 향상, 배출 가스 저감 등을 목표로 개발돼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스마트스트림’에는 가변 밸브 기술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 기술로 꼽히는 연속가변밸브듀레이션(CVVD)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이 기술은 엔진의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열관리시스템(ITMS), 마찰 저감 엔진 무빙 시스템(FOMS), 고텀블(high tumble) 연소시스템 등의 기술이 적용됐으며, 2020년까지는 열효율을 50%로 높일 계획이다.

올 2월에 출시된 기아차의 올 뉴 K3에는 ‘스마트스트림’ 엔진·변속기가 처음 적용됐다.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은 스마트스트림 IVT 변속기와의 조합을 통해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했다.

올 뉴 K3는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탑재로 우수한 체감 성능은 물론 한층 강화된 내구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스트림 IVT 변속기는 변속을 수행하는 부품인 벨트에 고효율 금속 체인벨트를 적용하고, 운전자의 의도와 주행 상태에 따른 다양한 변속 모드로 주행 품질을 향상시켰다.

또한 변속기의 유압 조절을 위한 유량 공급 장치에는 베인 타입 펌프를 적용했다. 베인 타입 펌프는 기존 기어 타입 대비 구동 토크를 감소시켜 소음은 줄이면서도 효율성과 내구성은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2019 닛산 알티마’의 파워트레인에는 기존 2.5 가솔린 엔진과 인피니티 QX50과 같은 2.0 가변압축비 터보 엔진이 적용됐다. 또 전 세대 대비 80% 개선으로 출력과 연비 및 토크를 높였고, 동급에선 유일하게 4륜 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연비효율과 경제성을 모두 고려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향상된 성능의 파워트레인 기술은 향후 수입차 순위 변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파워트레인, 상용차에 본격 도입
 
2023년경에는 배터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버스에 친환경 파워트레인 기술이 적용되면, 디젤 버스 대비 동등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달부터 서울 시내에 첫 수소버스를 투입한 현대차는 지난해 수소전기차 핵심부품 생산 공장을 신축하고, 연산 3000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파워트레인’ 설비 시설을 갖췄다.

하지만 배터리 가격 및 수급 불안 해소, 충전인프라 확보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어 친환경 파워트레인 시장은 하나의 기술이 시장을 지배하기보다는 지역 특성에 맞게 다변화될 전망이다.

한편 에스모터스가 올 초에 출시한 13~21인승 미니버스 ‘엔트리’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190마력의 최첨단 친환경 디젤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7G-TRONIC)를 기본 적용하고,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를 자랑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이러한 흐름에 전기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중국의 전기버스 및 중대형 트럭이 내년 초 국내 진출을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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