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7일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서울 도심에 빨간 불꽃이 피었다. 성 편파 수사를 규탄할 목적으로 여성들이 한 달 만에 다시 모인 것이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서 출발한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혜화역 앞에서 ‘불법 촬영 편파수사’ 3차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참여 인원은 주최 측 추산 6만명(경찰 추산 1만7000여명)이다.
 
지난 5월 일어난 홍대 미대 누드모델 불법 촬영 사건에서 경찰이 피해자가 남성이란 점을 염두에 둬 여성 피의자를 빠르게 구속하는 등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두고 편파수사 아니냐는 논란이 야기되면서 해당 시위가 시작됐다.
 
운영진은 집회 취지에 관해 "불법촬영을 비롯한 성범죄에 대해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규탄하고 실질적 대책 수립을 요구하며 사회 전반적 성차별에 항의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남성무죄 여성무죄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수사원칙 무시하는 사법 불평등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치고,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개인적으로 플래카드를 준비해오기도 했다.
 
아울러 유명 불법 촬영 편파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개사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1명이 머리를 자르고 3명이 삭발하는 삭발식도 진행됐다.
 
이들은 성명서 낭독을 통해 "수만명 여성은 남성 위한 성적대상 아닌 동등 대상으로 존중받고자 이곳 혜화역에서 모였다"라며 "우리 분노 외침을 단지 성별갈등 남성혐오 원한으로 치부하는 것은 국민 기본권 요구하는 우리 목소리 부정하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시위는 '생물학적 여성'만 참석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지난 5월19일 1차 집회에는 1만2000여명이 참여했고, 6월9일 2차 집회에는 2만2000명이 참석한 바 있다.

이날 집회 신고 구역인 혜화역 1번 출구에서부터 이화로터리까지 총 4개 차로가 통제됐으며, 구간별로 무대를 보여주는 스크린 4대도 마련됐다.
 
집회 장소 맞은편에서는 경찰이 이번 시위를 지적하는 남성들을 통제하는 실랑이도 일어났다.
 
한편 이날 오후 5시부터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16개 단체로 구성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낙태죄 폐지 관련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여성들을 처벌함으로써 책임을 전가하는 대신, 장애나 질병, 연령, 이주, 가족상태, 경제적 상황 등 다양한 조건이 출산 여부에 제약이 되지 않도록 사회적 여건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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