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부터 5박6일간 인도와 싱가포르 순방길에 오른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비핵화 지지를 확보하는 취지도 있지만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신(新)남방정책 강화가 이번 순방의 핵심 주제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인도로 떠나 오는 11일까지 머무른다. 이후 싱가포르로 이동해 오는 13일까지 일정을 소화한 뒤 밤 늦게 귀국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교류 강화정책을 '신남방정책'이라 부르며 5년 임기내 주요 10개국을 모두 방문하겠다고 취임 초 밝힌 바 있다.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번째 교역대상 국가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외교 보폭을 넓히면서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대국 중심의 외교 전략을 탈피하자는 것이 현 정부 인식이다.

 싱가포르는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이기도 하다. 싱가포르는 면적 719km로 서울시(605.5㎞) 크기의 작은 도시국가이지만 아세안 선진국으로 꼽힌다. 정치적 중립 상징과 뛰어난 인프라로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유치하면서 전세계 주목을 받았었다.

 인도는 문 대통령 취임 첫 서남아 순방국으로서 신남방정책 종착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도는 경제 성장률과 인구 성장률 모두 꾸준히 성장하는 나라다. 2025년에는 미국·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3'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는 9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재계 서열 1위 삼성 행사에 참석하는 일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과도 첫 대면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던 이 부회장은 지난 2월5일 2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며 구속영장 발부 1년여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된 첫 외부 행보로 지난 2016년 9월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를 만나 사업 투자를 논의했었다. 삼성전자는 그 결과 중 하나로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인도 최대 휴대폰 공장인 노이다 신공장을 지었다.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삼성전자 인도공장 방문을 통해 집권 2년차 경제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일정은 통상적인 경제외교라며 정치적 메시지 등으로 확대 해석되는 일을 경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 부대 일정으로 열리는 한-인도 CEO 라운드 테이블에도 함께 참석해 양국 경제 협력을 강조한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결과를 공동 언론발표로 알릴 예정이다. 이날 저녁 문 대통령은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과 면담하며 인도 순방을 마무리한다.
   
   문 대통령은 오는 11일 밤 싱가포르에 도착한다. 12일 리셴룽(李顯龍)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MOU(양해각서) 서명식, 공동 언론발표를 이어간다. 12일 오후에는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로 양국 경제협력의 발전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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