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가 본격 막이 올랐다. 차기 당대표는 21대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데다 문재인 정부 2기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본지는 당권에 도전하는 주자들을 대상으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차기 당대표로서 포부와 청사진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두 번째로 5선 이종걸 의원과 인터뷰를 했다.
 

- “집권 여당이지만 마인드는 야당에 머물러 있어”
- “이해찬 정면돌파형·김부겸 협력적 대야 관계 상징”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이 예상되는 이종걸 의원은 당은 집권당이지만 아직 야당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다고 아쉬워 했다. 특히 일시적으로 정치 지형이 우파쪽으로 역전이 됐지만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민주 진영’ 전부가 참여하는 범민주연대가 필요하고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이 항일 운동 가문의 후손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이 의원은 친문 의원들 모임인 ‘부엉이 모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밝힌 바 있다. 인터뷰에서도 친문 주자들 간 교통정리에 대해 쓴소리를 보냈다. 한마디로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패권주의이자 정치적 계산에 따른 ‘기브 앤 테이크의 정치’가 부활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당대회 변수로 부상한 이해찬 의원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이 의원은 대야 관계에 있어 ‘정면돌파형’으로 김 장관은 협상가형으로 분류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이 의원에게 사전 인터뷰 질문서를 보내 7월13일 답변 받은 일문일답이다.
 
- 오는 전대에서 당권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대표가 갖춰야 할 리더십과 장점은.
▲ 우리 당은 정치권력을 기준으로 해서는 집권당이지만, 마인드는 아직 야당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다. 중도를 두텁게 장악하고 책임 정치를 제일의 가치로 놓는 명실상부한 집권당 체질로 바꾸고 싶다. 그리고 민주당을 중도까지 포괄하는 집권당으로 바꾼 후에는, 당의 활력을 위해서라도 정책과 노선을 중심으로 한 내부의 좌파·중도·우파 식의 ‘블록’ 별 활동과 당내 논쟁은 허용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우파 쪽 운동장이 대홍수로 토사가 떠내려가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가 일시적으로 역전되었다. 이는 일시적인 역전이다. 이를 고형화시키기 위해서는 ‘민주’ 진영 전부가 참여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다.
 
개혁추진의 안정화·주류화를 위해서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범민주 연대’에 나설 것이고,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향후 북한, 중국, 일본과의 정치적 접촉도 활발해질 것이다. 어느 나라 지도부에도 당당한 항일운동 가문의 후손이라는 점도 저의 장점이다.
 
- 당정청 관계는 어떻게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 청와대는 정책의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그 조율을, 정부는 정책의 내용을, 당은 정무적 판단과 입법적 지원을 하는 것으로 역할이 나뉘어져야 하는데, 이런 역할 분담이 유기적이지 못했다.
 
특히 20대 국회 전반기는 입법활동의 생산성의 기준에서 본다면 그 성과가 거의 제로인데 이는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력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여러 개선 방안 중에서 당정청 협의회를 좀 더 충실히 하고, 그 자리에 당의 정책 전문가들이 좀 더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
 
- 부엉이 모임에 쓴소리를 보냈다. 모임은 해산했지만 친문인사들의 ‘친문 주자 교통정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 부엉이 모임이 친목 모임이 아니라 정책 모임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런데 교통정리를 한다면 당사자들의 외부에서 정리해주는 방식과 당사자들끼리 자율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이 있다. 그런 ‘외부의 윗선’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당사자끼리 방식인데, 난항이 예상된다.
 
- 차기 지도부가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주류 진영에서는 진문 내지 뼈문이 당 지도부를 장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당 지도부는 공천권을 직접 행사한다고 말하기보다는 공천 룰을 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표현해야 한다. 룰을 정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기본적으로 룰에 의해서 공천 프로세스가 진행될 정도로는 당의 시스템이 제도화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공천권이 물론 중요하지만, 공천권 행사를 위해서 결사항전 식으로 전당대회가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친문 후보들간 단일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단일화에는 가치에 입각한 단일화와 정략적 계산을 따지는 정치공학적인 단일화가 있을 수 있다.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패권주의, 정치적 계산에 따른 ‘기브 앤 테이크의 정치’가 부활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다. 가치에 입각한 단일화는 환영한다. 하지만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정당 정치를 후퇴시키고, 당 내부의 단합을 해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고, 당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 이해찬 의원과 김부겸 장관의 출마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어떻게 전망하는 지.
▲ 이해찬 의원의 출마는 명분과 원칙을 지키는 정면돌파론적 대야 관계를, 김부겸 장관의 출마는 협력적 대야 관계를 각각 상징한다고 본다. 대통령 임기도 초반이고, 국회의 협조가 없이는 개혁정책도 붕 떠버리기에 이해찬 의원님이나 주변에서도 그런 측면에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김 장관의 출마는, 설사 개각으로 경질된다 하더라도 후임 지명자가 인사청문회 등을 통과해서 정식 임용이 되기까지 몇 주가 소요되며, 그동안에도 보통 장관직을 유지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난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도 여당이 가져갔다. 하지만 정국은 여소야대로 야당이 발목을 잡으면 입법처리가 힘들다.
▲ 당 지도부가 새로 구성된 시점에서 활동시한을 정한 20대 총선 공약, 19대 대선 공약에서 공통적인 개혁 정책 부분부터 처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부 야권이 계속 공약 실천을 거부하며 공방만 일삼는다면, 민주당과 개혁적인 야권이 힘을 모아서 내년 초반부터 ‘개혁입법연대’를 가동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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