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신동주 일본 롯데 부회장 롯데칠성 등기이사 선임등 최근 행보도 관심전력쏟은 편의점사업체 ‘코리아세븐’ 지난해 160억대 적자신격호 회장, 아들 최측근 이사진 4명 전격 교체로 강력 경고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이 전력투구한 계열사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가 하면 신격호 회장으로부터도 신임을 얻지 못하는 듯하다. 신동빈 부회장은 최근 신격호 회장으로부터 주요 상장사 지분을 물려받기도 했으나 후계구도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작 최대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있어서는 신 회장으로부터 눈총을 받는 인상까지 주고 있다. 신격호 회장은 신동주 신동빈 형제 중 누구 한 사람에게도 힘의 집중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신동빈 부회장은 한국 롯데의 차기 오너라는 그간의 인식에 수정이 가해질 위기에 몰리고 있다.지난 5월초 있었던 신격호 회장과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내부거래에서는 신동빈 부회장이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에 비해 소폭이나마 계열사 지분을 높이기는 했다.

이 무렵 신 회장은 롯데칠성 1만6,300주를 세 자녀들에게 매각했다. 신동빈 부회장이 7,000주,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과 신동주 부사장이 각각 4,650주를 샀다. 이 거래로 롯데칠성 지분율은 신동빈 부회장이 5.1%, 신동주 부사장 2.84%, 신영자 부사장 2.66%로 각각 높아졌다.3월말에 있었던 롯데제과 지분 거래에서도 신격호 회장은 신동빈 부회장의 지분을 그의 형제들에 비해 조금 더 늘려줬다.신동빈 부회장은 이로써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삼강 호남석유화학 등 롯데그룹의 4개 상장사 중 2개 회사에 대해 신동주 부사장보다 지분을 높이게 됐다.일부에서는 이같은 지분 변화에 대해 한국 롯데는 신동빈 부회장 몫이라는 추측이 맞아들어간다고 해석하고 있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롯데의 지분구조를 잘 아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롯데칠성은 지난 거래로 최대주주가 신격호 회장(9.74%)에서 롯데제과(9.88%)로 바뀌었고 롯데삼강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각각 9.79% 지분을 갖고 있다. 지분구조만 놓고 보면 롯데제과가 주요 상장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형태다.따라서 형제들에 비해 롯데제과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의 영향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게 된 것. 그러나 롯데제과는 이 회사 지분 15.46%를 갖고 있는 비상장사 롯데알미늄의 지배를 받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호텔롯데가 지배하고 있다.호텔롯데는 그룹 내 다수의 상장사 및 비상장사에 출자를 한 지주회사격인 계열사다. 호텔롯데는 또 일본롯데그룹으로부터 지배를 받고 있다. 결국 신격호 회장은 일본롯데를 지배함으로써 한국롯데를 자연스럽게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취한 것이다.다소 복잡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는 것은 롯데그룹의 후계구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활동 중인 신격호 회장이 한국롯데를 일본롯데의 지배를 받도록 한 것은 일본롯데 자금을 바탕으로 한국롯데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반세기를 이어온 이 구조는 신격호 가문이 한국과 일본에 걸친 유통 재벌을 효율적으로 거느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지배구조를 벗어난 주요 계열사가 있다. 롯데그룹의 최대 자금원이자 비상장사인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의 최대주주는 신동빈 부회장으로서 5월말 현재 신 부회장은 21.18% 지분을 갖고 있다. 호텔롯데의 지분은 13.49%에 그치고 있다.롯데쇼핑의 지분구조는 매우 절묘한 형태를 띠고 있는데 신동주 부사장의 지분이 21.17%로 신동빈 부회장과 0.01%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신격호 회장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최대주주 자리를 뒤집을 수 있는 형태이다. 만약 형제간 지분 경쟁이 붙는다 해도 롯데쇼핑은 신씨 일가와 계열사들이 100% 지분을 갖고 있어 신 회장 허락 없이는 매입이 불가능하다.

이같은 경쟁 구도는 신격호 회장의 치밀한 계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지난해 2,509억원의 흑자를 낸 롯데쇼핑은 자금력에 있어서는 국내 어느 기업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수익의 대부분이 현금이기 때문에 현금 동원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재계 일각에서 롯데쇼핑이 향후 일본롯데로부터 호텔롯데 지분을 인수, 롯데그룹을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롯데쇼핑이 후계구도를 짜는 데 있어서 핵심이 되는 계열사라는 점에서 신동빈 부회장은 아직 신 회장이 짜놓은 시험대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동주 부사장이 롯데알미늄에 이어 올초 롯데칠성의 등기이사로 선임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롯데는 신격호 회장의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신 회장은 올해 81세를 맞고 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후계구도를 이처럼 모호하게 끌고 가는 것은 신동빈 부회장이 신 회장의 신임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신동빈 부회장의 경영성적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 부회장이 전력을 쏟았던 편의점 사업체인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가 하면 164억원의 적자를 봤다. 2001년 적으나마 1억8,000여만원의 흑자를 냈던 것에 비하면 경영참패를 맛본 것. 이로 인해 신동빈 부회장의 핵심 참모이자 최측근으로 불리던 혼다 전무를 비롯한 이사진 4명이 최근 전격 교체됐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 부회장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신동빈 부회장이 벌인 또 다른 사업인 롯데닷컴은 지난해 1억여원의 이익을 올려 경영이 다소 호전되기는 했다. 그러나 코리아세븐에서의 대규모 손실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점차 한국롯데로 다가오는 신동주 부사장과의 경쟁에서 신동빈 부회장이 이기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재계의 진단이다. 그동안 냉엄한 경영을 해온 신격호 회장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안한 모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