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저자 정재승 / 출판사 어크로스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인간의 뇌는 인체에서 1.4킬로그램으로 소량을 차지하지만 우주를 상상하고 섭렵하기도 하며 꿈과 이상을 키워 지령을 내리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스마트한 선택을 지시하고 지식을 넘어 지혜를 아우르는 방법을 깨닫는 곳도 다름 아닌 뇌라는 기관이다. 이러한 뇌과학의 근본적인 통찰과 더불어 미래 기회를 발견하기 위한 세련된 선택 방법을 알리는 신간 ‘열두 발자국’이 출간됐다.

저자는 과학 콘서트와 알뜰신잡으로 잘 알려진 KAIST 정재승 교수로 책은 지난 10년간 저자의 강연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12개의 강연을 선별하여 묶은 것라고 보면 된다. 별도의 강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열두 가지 발자국으로 나뉜 자취를 따라가 보면 지식이 지혜로 열리는 신념과 통찰로 이어진다.

대중적인 과학 글쓰기를 통해 과학 전도사로 인정받는 젊은 과학자이기도 한 정 교수는 경기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 학부과정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했다. 의외의 취미로 영화에 심취해 영화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하기도 했으며 영화평을 정기적으로 기고하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카오스 이론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박사 과정에서는 카오스 이론과 복잡성의 과학을 신경과학에 접목해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뇌의 사고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및 응용물리학과 박사 후 연구원이기도 한 재자다.

정 교수 강연의 가본 청중들은 “과학 지식이 삶과 세상에 대한 통찰과 지혜로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청년들부터 조직의 리더들까지, 세대와 성별을 넘어 많이 이들이 그의 이야기에 조용히 귀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은 인간이라는 숲으로 난 열두 발자국을 따라가며 크게 1, 2부로 나뉜 발자국을 따라가게 만든다. 1부에서는 더 나은 삶을 향한 탐험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먼저 첫 번째 발자국에서는 선택하는 동안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짚어준다. 이어 결정 장애 극복 방법에 대하여 묻고 답한다. 결핍 없는 욕망은 없다고 말하면서 인간에게 놀이란 무엇인지 알려준다. 우리 뇌도 새로 고침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여섯 번째 발자국에서는 미신에 빠지는 인간의 뇌 구조에 대하여 짚어준다. 

2부에서 이어지는 일곱 번째 발자국부터는 아직 오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면서 창의적인 사람의 뇌 구조에 대하여 설명하고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지성의 미래는 무엇인지 설명한다.

4차혁명 시대에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면서 혁명의 시작과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에 도전하는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뇌라는 우주를 탐험하며 칼 세이건을 추억하는 장을 마련했다.

책은 멈추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춘들과 이 땅의 리더들에게 주는 뇌과학의 지혜와 통찰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통념을 뒤집고 뒤통수를 후려치는 생각의 전복, 관계없어 보이던 사실과 지식이 연결되는 놀라운 생각의 모험, 차갑게 보이는 과학과 지성의 성찰이 어느새 가슴 뛰는 삶의 통찰로 바뀌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과학'의 눈으로 영화를 보면 영화 보기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과학과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과학이라는 화두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으로 재해석하면서 일상에서도 과학이라는 주제로 대화와 토론이 가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저자의 저서인 ‘과학콘서트’에서는 과학으로 세상에 접속하는 즐거움을 독자에게 알리면서 복잡한 사회 현상이나 친숙한 문화콘텐츠 속에 숨겨진 과학을 소개했다. 이번에 출간된 신간에서는 복잡하고도 흥미로운 ‘인간 존재의 본질’을 정면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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