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7월 11일 제2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지방은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를 겪고 있고, 이는 여러 폐해를 준다”며 “그 가운데 경제적 폐해를 보완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이 관광진흥”이라고 밝히며 “관광 살리기는 국가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지자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 경제가 호황인데 한국 경제만 불황이다. 우리 경제가 전방위로 수출, 투자, 소비, 고용 등 경제지표마다 추락하고 있다.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4개월 연속 하락세여서 하반기에 급격한 경기침체가 올 것이란 OECD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전년 대비 애초 32만 명 창출을 목표했지만, 절반 수준인 18만 명으로 대폭 낮췄다. 이러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 총리가 관광 진흥으로 내수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지자체장들에게 당부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미래학자 존 네이스비츠는 “21세기의 미래산업은 정보, 환경, 관광산업이 될 것”이며 “한국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여행·관광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의 재정경제자문회의도 향후 일본경제를 이끌어갈 핵심산업으로 관광과 농업을 제시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2012년 제2차 내각 출범 직후 일본경제 재건을 위한 ‘일본재흥전략’을 발표하고 그 핵심 사업의 하나로 관광을 내세우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관광소국에서 관광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해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 수가 연간 3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관광 차 출국하는 내국인이 입국하는 외국인보다 두 배 많은 관광산업의 기형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그 결과 작년 한국은 인구의 절반인 2600만 명이 해외로 나가서 돈을 썼지만, 우리보다 인구가 2.5배 많은 일본은 1900만 명(인구의 15%)만이 해외여행을 했다. 우리나라 관광수지는 2001년 이후 17년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고, 특히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는 15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15조원은 올해 대구·경북의 국비예산 합계액이나 삼성전자를 위시한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법인세 총액보다 큰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과소비는 유별나다. ‘수출로 열심히 번 돈을 해외서 펑펑 소비한다’는 말이 최근 관광 트렌드를 잘 나타내 준다. 관광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방책(方策)은 먼저 내국인의 외국관광을 줄이는 일이고, 다음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국내 관광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일이다.

문화관광 진흥은 지방의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경제 쇠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10억 원을 투자했을 때 늘어나는 취업자가 제조업에서는 8.8명이지만, 관광업에서는 18.9명이나 된다. 관광은 고용유발효과가 매우 높고 소비와 유통을 늘리고 생산을 자극하는 단기적인 효과가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올해까지 17조 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쏟아붓고도 취업자 증가 목표를 절반으로 낮춘 데 비춰볼 때 관광 진흥이 답이 될 수 있다.

국내 관광산업의 기회요인도 증가하고 있다. 노동시간이 단축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work-life-balance)’이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관광입국(觀光立國)’이라는 기치 아래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서비스 산업의 규제를 철폐하고, 관광의 기본 요소인 먹거리·볼거리·체험거리·잠자리 4대 요소를 충족시키고, 인프라와 콘텐츠가 다양하게 채워지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바가지요금 등 국내여행 동기를 해치는 요인을 개선하고, 골프장 특소세 인하 등으로 해외로 나가는 골퍼들을 국내로 돌릴 필요가 있다. 또한 초·중·고 수학여행의 영호남 교류나 근로자 휴가지원 제도의 대폭 확대가 필요하다. 이외에 △베트남과 동아시아 등 성장시장 집중 마케팅을 통한 관광 다변화 △의료 웰니스(미용·성형 등을 결합한 의료 관광), 럭셔리 관광 등을 통한 관광의 질 향상 △한류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 문화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이번 여름휴가가 문화관광 진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희망한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올해 여름휴가 여행은 작년보다 심한 국내여행 부진, 과도한 해외여행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결국은 국내여행의 활성화가 문제의 핵심이다. 국내여행이 부진하면 해외여행이 늘어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관광수지적자는 영원히 줄일 수 없게 된다.

‘우리 집의 단 복숭아나무는 버려두고 온 산을 돌아다니며 똘배를 따고 다닌다’는 말이 있다. 통일신라가 세계에서 두 나라 밖에 없는 천년제국이고, 수도 서라벌이 8~9세기 세계 4대도시의 하나였다는 역사를 아는 국민이 많지 않다. 차제에 ‘휴가+국내로’, ‘내 고장 먼저보기’ 등의 ‘국내관광 활성화 캠페인’을 전개해보면 어떨까.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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