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주택시장에서 새 아파트가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주거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교통이나 주거환경과 더불어 새 아파트 여부가 주택 수요자들의 중요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식이 오래된 헌 집보다는 평면이나 각종 편의시설이 우수한 새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 규제로 기존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서도 신규 분양시장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삶의 질 중시하는 주거 트렌드 확산
몸값 높아지는 새 아파트, 가격 상승세 주도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높아지면서 새 아파트가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여 동안(2014년 1월~2018년 5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26.13% 상승한 가운데 입주 5년 이하 새 아파트들이 평균 35.38% 상승했다. 입주 6~10년 차가 18.39%, 10년 초과 아파트들이 26.95% 오른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큰 것이다.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입주 연차별 전셋값 상승률을 살펴보면, 입주 5년 이하 아파트는 43.27%로 입주 6∼10년 차(34.80%)와 10년 초과(27.56%) 아파트보다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식에 따른 아파트 값 격차 확대...평균 시세 높아

새 아파트일수록 평균 시세도 높다. 전국의 5년 이하 사이 아파트 3.3㎡당 매매시세는 1373만 원으로, 입주 6∼10년 차(1346만 원), 10년 초과 아파트(1006만 원)에 비교해 비싸다. 특히, 새 아파트와 낡은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5년 이내 새 아파트와 10년 초과 단지(재건축 제외) 3.3㎡당 가격 격차는 지난 2014년 282만 원에서 올해 5월 말 367만 원으로 커졌다.

과거 저밀도·저층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재료로 인해 연식이 오래될수록 가격이 높았으나 최근 연식이 쌓여가고 있는 아파트는 대부분 중층 이상의 고밀도로 재건축 추진이 어렵다는 점에서 낡은 아파트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재건축이 어렵기 때문에 새 아파트의 몸값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 급증…올 1분기에만 57만 명 늘어

정부 규제 여파로 기존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신규 분양시장은 최근까지도 수백 대 일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새 아파트 청약이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방법으로 가장 안전하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는 데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여파로 기존 주택시장이 침체하면서 신규 분양시장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 수도 급증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8년 1분기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 수는 56만7051명으로, 지난해 1분기 49만7354명에 비해 14%인 6만9697명이나 증가했다.

2018년 1분기 말 현재 누적 가입자 수는 1순위 1080만9040명이고 2순위는 1070만9940명으로 총 2151만8980명에 달한다.

그동안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폭발적 증가세를 거듭하며 지난 2017년 4월 사상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돌파했다. 2009년 5월 출시 이후 8년 만에 가입자 수 2000만 명 시대를 연 것이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로 투기과열지구 부활이라는 암초를 만나기도 했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등에 대해 청약 1순위 자격을 통장 가입 기간 2년 이상으로 강화하면서 1순위자가 급감한 것이다. 그러나 신규 가입자가 여전히 넘쳐나면서 누적 가입자 수는 오히려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주택시장 대세로 떠오른 ‘새 아파트 신드롬’

주택시장에 불고 있는 ‘새 아파트 신드롬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주택 수요자들이 아파트를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낡은 아파트라도 재건축 등 향후 미래가치를 내다보며 거주를 했지만, 최근에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불편을 감수하기보다는 새 집,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아파트 상품의 질적인 향상이다. 높아진 주택 수요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최신 설계와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아파트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등의 커뮤니티 시설은 물론이고 단지 안에서 여가활동이 가능하도록 숲과 연못, 심지어 캠핑장까지 갖추고 있기도 하다.

정보기술(IT)의 발달은 집 밖에서 냉난방 등의 원격 제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집에서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다. 그 때문에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와 수요 쏠림 현상은 주택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제공 :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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