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통역안내사·문화관광해설사, 내친김에 드론자격증까지?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후에 대해 걱정하는 장년이 많다.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젊어서는 자녀들을 돌보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고 그 뒤로는 각종 대출을 갚느라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년층은 은퇴하고 나면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미리 준비하지 못하면 고단한 노후를 보낼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적립기금, 40년 뒤인 2058년에 바닥난다는데...
은퇴 이후 최소 생활비 174만원, 적정생활비 236만9000원


우리나라 장년층에서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100세 시대를 맞아 그때까지 쓸 돈은 마련해 놨을까. 아니면 그때까지 일할 수 있는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자신있게 ‘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당수가 국민연금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마저도 든든한 해결책은 될 수 없는 현실이다.
 
국민연금에
기대지 마라

 
지난달 26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와 사회보험 장기재정전망(Ⅱ)’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구구조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40년 뒤인 2058년에 바닥날 거란 예측이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현행 틀대로 운용됐을 때 수급자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2040년대 이전까지는 수입이 지출보다 많은 구조를 유지하지만 이후 급여 지출이 증가하면서 2040년대 초반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적립기금은 2041년 최고 수준(경상가 1576조90억원, 2016년 불변가 기준 852조원)에 이르지만 이후에는 연금 급여 등 지출 규모 증가로 점차 줄어들면서 2058년 기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정부는 2060년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입자수는 2016년 2125만 명에 이른 뒤 점차 감소해 2030년 1747만 명, 2060년 1162만 명이 된다. 반대로 연금 수급자수는 2016년 439만 명에서 제도가 성숙함에 따라 2030년 840만 명, 2050년 1538만 명, 2060년 1699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입자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수(제도부양비)는 2016년 16.1%에서 2035년 47.3% 등 급격하게 증가하다 2055년 104%로 100%대를 넘어서 2060년 118.5%까지 올라간다.
 
재취업 희망자 59.1%
하지만 재취업자 27.2%뿐

 
은퇴 이후 생활비는 얼마나 들어갈까. 지난 4월 신한은행이 발간한 은퇴 준비 가이드북 ‘또 다른 행복의 시작, 은퇴’에 따르면 은퇴 이후 최소 생활비는 월 174만 원이다. 하지만 적정생활비는 월 236만9000원으로 약 60여만 원의 차이가 났다.

65세부터 85세까지 20년간 매월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 88만 원을 받더라도 최소 생활비 기준 2억850만 원이 부족하다. 결국에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이드북 통계는 만 55세 이상 연금 수령 고객 35만8000명의 은퇴 관련 금융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현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가운데 은퇴 이후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9.1%가 재취업을 희망했다. 그러나 실제 은퇴자의 절반에 가까운 47.4%가 국민연금이나 기업연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했고, 재취업 비율은 27.2%에 불과했다.

재취업을 하지 못하다 보니 고령층의 소비 여력도 크게 위축될 거란 분석이다. 고령층 소비 위축은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경제 성장의 활력을 떨어트릴 수 있는 만큼 큰 우려가 되고 있다.
 
장점 먼저 파악하고
업무와 연관되면 유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퇴를 앞둔 장년층의 재취업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준비 없는 재취업은 실망감만 안겨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은퇴 이후 재취업에 유용한 자격증과 직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격증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을 먼저 잘 파악해야 한다. 그동안 진행했던 업무 분야와 연관이 된다면 더 좋다.

무역 등의 경험이 많아 외국어에 자신 있다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해 볼 만하다. 관광통역안내사는 1962년 도입돼 50년이 넘는 국가자격시험이다. 영어, 일어, 중국어 외에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 응시가 가능하다.

영어, 일어, 중국어 관련 자격증 등록자가 많지만 관광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노후 대비용으로는 도전해 볼만하다. 이 자격증을 활용해 외국어 레슨을 하기도 하고 기업 국제회의 통번역을 나가는 경우도 있다.

사회조사분석사도 눈길을 끄는 자격증이다. 이 자격증 소지자는 각종 여론조사, 설문조사, 시장조사 외에도 다양한 마케팅 분석 및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한 사업 계획 수립, 성과 분석 등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딱 맞는 자격증이라 할 수 있다.

국가공인 자격증인 만큼 취득 시 학점은행제의 전공학점으로도 인정이 되고, 통계직 공무원 , 일부 공사·공단 지원시에도 가산점이 있다.

평소 IT기기 등을 조작하는 걸 즐긴다면 드론자격증에 도전해 보는 것도 추천할만 하다. 최근 드론이 사진·영상 촬영을 넘어 구조·택배 등의 분야에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드론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은퇴자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다.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개념보다는 각 지자체에서 공모해 뽑아 양성한다.

문화관광해설사는 그 지역의 역사, 문화, 관광을 해설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 가치를 재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은퇴 이후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은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평소 역사, 문화 등에 관심을 두고 있던 사람이라면 즐겁게 일할 수 있다.

숲해설가도 장년층이 도전해 볼 만한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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