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유치 가능성에 8백만주나 되는 하나로 주가 껑충 ‘웃고’외자 유치되면 친족그룹 LG의 하나로 경영권 물거품 ‘울고’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친족 그룹의 경영전략 방침으로 속앓이를 한 회사가 있다. 눈치만 보고 대놓고 말하지 못했다. 하나로통신 주식을 대거 보유해 평가손실을 본 LG화재가 그 입장이다. LG화재는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LG의 요청으로 하나로통신 주식 802만여주(2.87%)를 주당 평균 13만7,120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현재 하나로통신 주가는 고작 4,000원 안팎. 주당 무려 13만 3,000원 가량의 평가 손실을 본 것. 이것도 그나마 나은 실정. 며칠만 해도 주가는 3,500원 미만이었다. 최근 하나로통신의 주가 상승은 외자유치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LG화재는 내심 LG측에 적지 않은 불만을 가진 터였다.

만성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를 LG가 번번이 반대해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 또한 알고 보면 대주주간 갈등 때문이지만 1천억원대 이상의 평가 손실을 본 회사입장에선 얄밉게 보일 만도 하다. 또 공식적으로 LG화재는 LG그룹의 계열사도 아니다. 이미 오래 전에 그룹으로 부터 친족 계열 독립을 했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보자면 남남인 것이다.그러나 LG화재는 LG의 요청에 따라 하나로통신 주식을 대거 매입해 무려 1,000억원대가 넘는 투자 손실을 입어야 했다. 평가손실은 곧바로 경영실적으로 이어졌으며, LG화재는 적지 않은 대가도 치렀다.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 모른다. 분쟁의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하나로통신의 경영정상화는 시간문제라는 시각이다. 하나로통신 분쟁의 원인은 주주간의 동상이몽 때문. LG는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원하고 있으나 삼성 SK등 주요 주주는 어느 한쪽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을 꺼려한다.

LG는 하나로통신 인수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계열사와 친족 회사를 동원, 오래 전부터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왔다. 이런 차에 외자유치를 받게 되면, 하나로통신 경영권 확보는 물 건너간다. LG가 외자유치 대신 유상증자를 주장해온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LG와 삼성 등 주요 대주주 간의 갈등은 결국 하나로통신의 경영난을 부추겼으며, 흑자 도산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나로통신이 지난 2일 SK텔레콤의 기업어음(CP) 인수로 1억 달러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겨우 상환했다. 우여곡절 끝에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긴 셈. 누가 기업어음을 인수할지도 애매한 상황이었으며, 흑자 도산 우려도 이때 나왔다. 그러나 SK측이 외자유치를 조건으로 기업어음을 매입, 숨통을 텄다.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자유치를 추진해온 하나로통신은 오는 8일 미국계 투자회사인 뉴브리지-AIG컨소시엄과 5,850억원(5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 계약을 체결하고 경영 정상화에 나설 예정이지만 최대주주인 LG측은 공공연하게 반대하고 나선 실정이다.시장에선 더 이상 LG가 버틸 재간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로통신의 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LG의 이런 태도를 비판했다.

따라서 현재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주가도 탄력을 얻고 있다. 사실은 실적 악화로 더 이상 망가질 것도 없었다. 현재 하나로통신의 주가는 일주일 전만해도 3,000원 안팎에서 4,000원대로 껑충 뛰었다. 밑으로만 떨어지던 하나로통신의 주가는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급등할 기세다. 하나로통신 지분 매입으로 무려 1,000억원대의 투자 손실을 보고 있는 LG화재는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LG화재는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친족 계열사로 그룹의 하나로통신 인수 방침에 따라 총 802만주의 하나로통신 주식을 주당 평균 13만 7,120원에 사들였다. 며칠 전만해도 주가는 3,500원 안팎으로 LG화재는 천문학적인 평가 손실을 봐야 했다. 어떻게 하든 만회를 해야 하는 게 LG화재의 입장이면서도 LG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LG화재로선 이번 하나로통신의 외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만성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덩달아 주가는 크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 LG의 하나로통신 장악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러니 대놓고 희색을 드러낼 수 없는 게 LG화재의 속사정. 따라서 LG화재는 하나로 통신의 외자 유치 성사에 따른 보유 주식 평가 이익 확대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외자 유치가 성사되면 유동성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G화재 한 관계자는 “그 동안 평가 손실을 회계상 손익에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에 평가 이익이 발생하면 곧바로 경영 실적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LG화재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하나로통신의 외자 유치 건과 무관하지 않다”며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LG화재는 그 동안 하나로 통신 주식의 주식 평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게 사실. LG화재는 하나로 통신 주식 인수 직후인 지난 2000년 이후 줄곧 주가가 4,000원대 초반까지 급락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당연히 이러한 투자 손실을 결산 손익에 계상,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는 등의 홍역을 치렀다. 문제는 지난 2일 기준 주가가 3,675원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달 하나로통신의 임시 이사회에서 5억 달러 외자 유치 계획이 통과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정대로 성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이번 외자 유치가 성사되면 유동성 문제가 일시에 해소, 주가도 회복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하나로 통신의 외자 유치 방안과 관련, LG그룹은 국가 기간 통신망 매각은 심각한 국부 유출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재 등 우호지분을 포함한 15.9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LG그룹은 외자 유치 부결을 위해 최대한 지분을 끌어 모아야 한다. 결국 LG화재는 하나로 통신의 주가 상승 호재가 속으로는 즐겁지만 겉으로는 마냥 즐거워 할 수 만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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