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분양가의 고공행진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서울에선 분양가 자율화 이후 평당 평균 분양가가 무려 2배나 상승하면서 2,000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이같은 투기열풍은 지방으로 번지면서 부산 등의 경우 평당 평균 분양가격은 1,000만원선에 이르고 있다. 이는 경기 용인 수지 등 수도권 남부지역과 비슷한 수준이다.그동안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세무조사 등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전혀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제2의 강남 신도시를 개발해 공급물량을 늘리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지역 분양가 자율화 이후 2배 상승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자율화된 지난 98년 이후 무려 2배 이상이 올랐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43.5%나 급등했다.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www.drapt.com)에 따르면 올해 1~7차 동시분양의 평당 평균 분양가는 985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만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분양가가 자율화되기 이전인 97년의 평당 분양가 464만원 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따라서 서울에서 32평형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97년도에는 1억5,000만원 정도였던 것이 현재는 이보다 두배가 넘는 3억1,500만원 가량이 필요해진 셈이다.연도별 분양가를 살펴보면 자율화 실시 첫해인 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동안 아파트 분양가가 매년 10% 안팎 올랐으나 2002년에는 전년에 비해 18.2% 급등했다.

이어 올해에는 21.4%가 폭등하는 등 최근 2년 동안 43.6%나 분양가가 올랐다. 이는 최근 2년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39%인 것을 감안하면 분양가는 이보다 무려 5%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구별로 보면 용산구가 평균 1,665만원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어 종로구(1,627만원) 서초구(1,618만원) 강남구(1,064만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강북구 평당분양가는 571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낮았으며 이어 도봉구(671만원) 중랑구(694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양가 상승은 아파트 매매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달말 현재 아파트 평당 매매가를 보면 강남구가 2,2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초구(1,654만원) 송파구(1,653만원) 용산구(1,332만원) 강동구(1,323만원) 등의 순이다.

부산, 대구, 대전 등 1,000만원 육박

서울지역의 아파트 분양가 상승은 부산, 대구 등 지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가 주요 광역시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산의 경우 지난 2000년 평당 344만3,000원이었던 것이 지난 7월말 현재 평당 603만3,000원으로 무려 75%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일대에 공급된 아파트 평균 평당 분양가 516만원을 훨씬 넘어선 금액이다.부산의 경우 W건설이 지난 2월 연제구 거제동서 분양한 월드메르디앙(63평형)의 평당 평균 분양가격은 833만8,000원으로 1,000만원을 육박했다.대전의 경우에도 2000년 당시 평당 293만 2,000원에서 지난 7월말 현재 473만원으로 분양가 상승률은 61.32%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에 유성구 장대동서 분양된 영풍 마드레빌 33평형은 분양가격이 1억8,900만원으로 평당 572만원에 달했다.대구는 2000년 당시 평당 391만9,000원있던 것이 지난 7월말 현재 평당 481만원으로 22.8% 올랐다.하지만 당초 평당 1,000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던 ‘유림 노르웨이 숲’과 ‘황금주공’, ‘성당시영’ 등 재건축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분양가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부동산뱅크의 양해근 리서치 실장은 “지방에서도 신규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아파트 분양가 인상에 대해서도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