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원진 개편등 통해 대대적 조직 분위기 쇄신업계선 기형적 저축성 보험 판매 비중 들어 “글쎄”최근 알리안츠생명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 및 사업비 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라는 비장의 카드를 빼 들었다. 알리안츠생명의 수익성 제고 전략은 과거 친정 체제 강화를 통한 영업 확대 전략의 일대 수정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반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그 동안 만성적인 저축성 보험 판매 위주의 상품 구조, 외형 위주의 비대한 내근 직원 및 영업 조직 등으로 수익성 제고 전략의 성공 여부는 여전히 비관적이라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알리안츠생명의 임원진 개편 등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은 ‘현지 토착화 전략’을 통한 수익성 제고 전략의 사전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이미 지난 29일 기존 25명의 임원을 19명으로 줄이고 대부분의 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임원진 개편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8월 취임한 프랭크 르빈 신임 사장이 새로운 라인을 구축하는 동시에 과거 제일생명 당시 인력들을 대거 물갈이함으로써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알리안츠생명은 올 하반기부터는 내근 직원 및 영업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지속적인 사업비 절감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러한 수익성 제고 전략은 방만한 외형 확정 과정에서의 만성적인 적자 기조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9년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전신인 제일생명을 인수한 이후 알리안츠생명은 줄곧 2,000여억원의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였으며 지난해 생보업계의 사상 최대 흑자 기조에 편승, 겨우 555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알리안츠생명으로서는 더 이상 외형 확장 전략을 고수하면서 만성적인 적자 기조를 방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 것이다.알리안츠생명의 다양한 수익성 제고 전략에도 불구, 기형적인 저축성보험 판매 확대는 꾸준히 이익 증가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2003 사업연도(03.4~04.3)들어 1분기(4~6월) 알리안츠생명의 수입보험료(특종보험 제외) 가운데 보장성 보험은 2,100억원, 저축성 보험은 3,369억원을 기록, 판매 비중이 각각 38.4%대 61.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보장성보험(191.4억원)과 저축성보험(3,524억원)의 비중은 35.2%대 64.8%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생명보험회사들의 저축성 보험 판매 비중이 50% 이하인 점과는 확실히 대조를 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저축성 보험 판매 확대가 과거 수익성 제고 등 내실 보다 전형적인 외형 확장에 급급하던 구 시대적인 영업 방식이라는 것. 저축성 보험은 통상 보장성 보험에 비해 확정 및 변동 금리 수준이 높아 만기환급금 규모가 큰 데다 상품 구조상 이익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저축성 보험은 저축 개념이 강해 보험 가입 금액이 커 단기적으로 실적을 부풀리기에는 더 없이 좋은 상품이다. 여기에 보험 본래 기능인 보장 기능을 일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입자에게는 메리트가 큰 상품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안츠의 경우 저축성 보험 판매로 단기적인 외형 확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라며 “저축성 상품의 경우 향후 금리 역마진까지 우려되기 때문에 상품 비중을 서서히 낮춰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국내 생명보험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대한 내근 직원 및 영업 조직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2003사업연도 6월까지 알리안츠생명의 임직원 수는 2,312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2,355명에 비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모집인 수는 올 1분기 1만3,082명, 지난해 같은 기간 1만7,018명을 기록했다. 특히, 알리안츠생명의 임직원 수는 총자산 규모가 5배에 육박하는 교보, 대한생명의 평균 임직원수인 5,000여명의 절반 수준이다. 모집인 수도 숫자상으로는 업계 평균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내근 직원 및 영업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단기적인 영업 위축에 따른 수익성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 국내 및 외국계 생명보험 회사들의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영업 위축은 또 다른 고민 거리가 될 게 분명하다. 구조조정에 따른 내근직원 및 영업 조직의 반발도 적지 않은 고민거리다. 결국 수익성 제고 계획이라는 카드가 향후 시장 상황, 조직 반발 등과 맞물려 일관된 실행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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