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명예는 누구 곁으로…신제품 출시 초읽기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접는 스마트폰인 ‘폴더블(접이식)폰’ 출시를 향한 세계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발길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 애플, 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특허 또는 출시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며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폴더블폰은 침체된 스마트폰 산업의 부흥시킬 혁신기술로 꼽히면서 제조사들의 ‘세계 최초’ 명예를 따기 위한 노력도 분주하다. 그러나 상용화까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너도 나도 접고 펼치는 스마트폰  경쟁 …내년 1분기 나온다
시장 성장 한계성 드러나자 돌파구 모색…“가격·실용성 관건”

 
현재 가장 속도가 빠른 폴더블폰 생산 업체는 삼성전자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19’에서 폴더블폰인 ‘갤럭시X’(가칭)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각) “내년 초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4일엔 폰아레나가 “삼성전자가 1월 라스베이거스 CES 2019에서 갤럭시X를, 2월 ‘MWC 바르셀로나 2019’에서 갤럭시S10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코드명은 ‘위너(Winner)’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7인치 선이고 지갑처럼 안쪽으로 접는 방식이다. 영상 등을 볼 때는 큰 화면으로 즐기고, 접으면 크기가 4.5인치 정도로 줄어들어 주머니에 ‘쏙’ 넣을 수 있게 된다.

최영산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내년 1~2월 접는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정식 공개한 뒤 3~4월부터 판매할 것”이라며 “어려운 스마트폰 업황에서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11월부터 접는 디스플레이 양산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계열사도 관련 부품을 공급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IT전문매체 레츠고디지털은 LG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 특허청(USPTO)에 접이식 스마트폰 특허를 출원했고, 지난달 28일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출시 임박 전하는 전문 매체들

 
특허받은 폴더블폰은 가로가 아닌 세로로 접히는 형태다. 예전 피처폰 시절 흔히 보던 폴더폰을 떠올리면 쉽다. 이런 구조는 디스플레이가 서로 맞닿아 손상될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LG전자는 새로운 힌지(경첩) 구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에서 특별한 점은 2개씩 탑재된 안테나, 스피커, 마이크다. 이 부품은 위아래 대칭으로 배치된다. 카메라는 단말기 바깥쪽 힌지와 가까운 곳에 있다. 전화기를 열지 않아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구조다.

LG전자는 이번 특허에 앞서 두 개의 디스플레이, 배터리, 이어폰 연결단자 등을 갖춘 제품과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접이식 스마트폰에 대한 특허를 받은 바 있다. 이 매체는 “LG전자가 어떤 디자인을 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에 공개된 특허가 현실성이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또한 세계 최초 폴더블폰을 거머쥐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미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화웨이의 출시 목표 시점은 11월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와 함께 8인치 폴더블폰을 개발 중이다.

애플 역시 미국 특허청(USPTO)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갖춘 전자 기기’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

이 특허에 따르면, 애플은 가운데의 경계선 없이 화면 전체를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제조사들이 책처럼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인 가운데, 애플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기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5월, 한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2020년 이내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밝혔다.

MS(마이크로소프트)는 2년 전부터 안드로메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포켓형 서피스폰을 개발하고 있다. 제품은 스마트폰과 PC가 결합한 복합형이다. 애플도 2020년을 목표로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 ZTE, 레노버 등도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 삼성, LG, 애플, 화웨이 등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면 스마트폰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의 새로운 구매 욕구를 자극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줄 가능성이 있지만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을 어떻게 갖출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폴더블’ 전쟁 시작되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탑재 스마트폰은 아직 멀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동안 제조사들이 폴더블 스마트폰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상용화된 제품은 아직 없다. 특허는 있지만 제품이 출시되지 않자 믿기 어렵다는 게 시장 반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에 집중하는 것은 시장이 이미 성장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기술 혁신은 정체된 반면 내구성은 높아지면서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흥미가 줄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6년 대비 0.3% 줄며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에 향후 시장을 부흥시킬 타개책으로 폴더블폰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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