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헌법재판소는 시민운동가 A씨가 청구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1호 중 '각급 법원' 부분에 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헌법불합치란 해당 법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그 즉시 효력을 상실시키면 법적 공백과 사회적 혼란이 생길 수 있어 법 개정 시한을 두는 것이다. 헌재는 내년 12월 31일까지 이 조항에 관해 법을 개정하라고 했으며, 2020년 1월 1일부터는 그 효력이 상실된다.

집시법 11조1호는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재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 주최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헌재는 법관의 독립이나 법원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집회 등 모든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의 전단지를 제작·배포해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지난 2015년 4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미신고 집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A씨는 대법원 청사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에 위치한 대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며 집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A씨는 집시법 11조1호에서 규정한 '각급 법원' 부분이 집회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지난 2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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